[만물상] “냉장고 문 닫아라, 해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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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냉장고 문을 열어 놓으면 어머니가 “문 닫아라, 냉기 다 나간다”고 했다. 요즘은 문을 꼭 닫아도 안심 못 한다. 냉장고가 인터넷에 연결되면서부터다. 최근 프랑스 혈액원 혈장 보관실에서는 원격 해킹으로 냉동실 온도가 영하 30도에서 영상 110도로 치솟을 뻔했다가 당직자의 기지로 큰 화는 면했다. 지난달엔 프랑스 마트 수백 곳의 냉장고가 하루 밤새 50도로 맞춰져 식품이 상하고 불까지 났다. 유럽 12국의 마트와 미군 기지 매점도 당했다.

▶냉장고 제조사는 냉기를 가둘 궁리만 했지 해킹 걱정은 안 했을 것이다. 이번에 뚫린 장치는 보안 지원이 끊긴 구형 제어기였고, 비밀번호는 공장 출고 때의 ‘12345’ 그대로였다. 이 허술한 쪽문이 돈벌이로 이어진다. 창고 몇 곳을 녹여 놓고 농산물 시세에 미리 돈을 걸 수도, “온도를 되돌려 줄 테니 돈을 내라”는 냉기 인질극을 벌일 수도 있다. 혈액이 끓고 백신이 손상되면 병원과 약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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