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초대박 났는데…스마일게이트 1000억 토해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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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 초대박 났는데…'1000억 토해낼 판' 무슨 일이

2018년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한 게임 ‘로스트아크’가 ‘대박’을 쳤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과 동시에, 법적 분쟁이란 근심이 뒤따라 왔다. 전환사채(CB) 투자사인 라이노즈사산운용이 상장(IPO) 미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약 2년 반 동안의 분쟁 끝에, 스마일게이트가 1000억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2일 미래에셋증권이 스마일게이트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및 매매대금 청구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피고는 원고에게 1000억 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는 CB 발행 창구인 미래에셋증권이지만, 실제 소송 주체는 라이노스자산운용이다.

라이노스는 2017년 스마일게이트가 발행한 CB 2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로스트아크가 출시되기 전이다. CB란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전환권)가 붙은 채권을 뜻한다. 당시 계약서에 ‘CB 만기 직전연도(2022년) 당기순이익이 120억원 이상이면 상장을 의무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상장 이후 회사의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 CB 투자사는 전환권 행사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스마일게이트는 IPO를 하지 않았다. 2022년에 142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계약서상 상장추진의무가 소멸됐다는 이유에서다. 로스트아크가 흥행을 했는데, 스마일게이트가 대규모 적자를 낸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일게이트가 2021년에 CB 전환권을 자본으로 처리한 것과 달리, 2022년엔 약 5300억원을 부채로 분류하면서 대규모 ‘회계적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회계처리가 잘못됐다며, 라이노스 손을 들어줬다. 국내 회계기준 상 CB는 자본이나 부채 어느 것으로도 분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계약서에 IPO 조항이 있는 만큼, 자본으로 분류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부채로 분류해서 전환권 충족을 못하게 하는 건 계약의무 위반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부채로 분류해) 당기순이익이 120억원 미만으로 내려가면 상장추진 의무가 소멸되는데, 이러면 부채로 계산할 이유가 없게 된다”며 “손실(부채)로 계산하지 않으면 (당기순이익이) 120억원 이상으로 올라가서 (전환권 행사로 인한) 부채가 나오는 순환 논리에 빠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순환논리가 적용된다면, 원고와 피고 계약 중 상장추진 의무는 형해화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한 회계법인이 스마일게이트 기업가치를 약 8조8000억원으로 산정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상장 미이행으로 인한 라이노스의 손실을 약 5100억원으로 계산했다. 스마일게이트 영업이익이 2022년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해, 책임제한 70%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손해액은 대략 3627억원”이라며 라이노스가 청구한 1000억원 배상은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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