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헨리, 30m 칩인 이글로 인생 역전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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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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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 최종 라운드 전반 9홀까지만 해도 러셀 헨리(35·미국)를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로지(파72)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콜린 모리카와(28·미국)가 1번홀(파4)부터 벙커샷을 버디로 연결시키며 3타 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2년 월드 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 우승 이후 우승이 없는 헨리는 전반 2개의 파5홀에서 모두 보기를 기록하며 좀처럼 기세를 올리지 못했다. 특히 6번홀(파5)에서는 두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가까이 보내 버디 기회를 만들고도 최악의 칩샷으로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갤러리들도 모리카와에게 압도적인 응원을 보내며 일방적인 분위기로 흐르는 듯 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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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6번홀(파5), 헨리의 약 30m 칩샷이 모든 것을 바꿔놨다. 후반 모리카와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주춤하는 사이 1타 차이로 바짝 따라붙은 헨리는 30m 칩인 이글을 성공시켜 단숨에 1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나머지 두 홀에서 타수를 지켜낸 그는 이날 2언더파 70타,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상금 400만 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헨리는 PGA투어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하나다. 이번 대회 전까지 4승이나 보유하고 있었지만 침착하고 조용한 캐릭터인 그는 '스타'로 분류되지는 못했다. 우승없이 톱10에 10번 들면서 임성재와 나란히 가장 많은 톱10을 기록했다. 올해도 6개 대회에 출전해 4번의 톱10을 기록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16번홀 칩인 이글에도 캐디와 가볍게 하이파이브만 하며 침착함을 지켰던 18번홀(파4)에서 네발짝 거리의 파 퍼트를 잡고 나서야 환하게 웃으며 딸과 아내에게 달려갔다. 그는 "(이글 성공한) 순간에는 웃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직 2개 홀이 더 남아있기에 아직은 기뻐할 때가 아니라 다음 샷에 집중해야할 때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헨리는 페덱스컵 랭킹 2위로 뛰어올랐고 세계랭킹도 자신의 최고 기록인 7위로 올라섰다.

안병훈(34)은 이날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지난 2개 대회에서 연달아 커트 탈락했지만 이 대회에서 올 시즌 첫 톱10에 성공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임성재(27)와 김시우(30)는 나란히 공동 19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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