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공기관과 주요 기업까지 중국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딥시크' 차단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딥시크 사용자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딥시크 앱 일간 사용자 수(DAU)는 설 연휴였던 지난달 28일 19만1556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9일 13만2781명, 30일 9만6751명 등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민간·공공에서 차단 움직임이 본격화된 이달 4일의 경우 일간 사용자는 7만4688명이었다.
앱 신규 설치 역시 지난달 28일 17만1257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뒤 29일 6만7664건, 이달 1일 3만3976건, 2일 2만5606건, 3일 2만3208건, 4일 2만452건 등으로 줄었다. 4일은 행정안전부에서 정부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 자제 공문을 하달한 날이다.

딥시크가 설 연휴 기간 중 공개된 데다 미국 오픈AI의 '챗GPT' 대비 저사양의 반도체 등 인프라에서 낮은 비용으로 개발됐음에도 유사하거나 능가하는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됐다. 이는 서비스 초기 가입자 급증과 스마트폰 앱마켓에서 챗GPT보다 딥시크가 순위를 앞지르는 상황을 견인했다.
그러나 주요 기업과 정부부처·공공기관에서 보안 우려가 확산, 이용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딥시크 경계령을 내린 만큼 이 같은 추세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딥시크 이용 감소세가 뚜렷한 가운데 챗GPT 일간 사용자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60만5574명에서 지난 4일 73만9957명으로 꾸준한 상승을 기록했다. 신규 설치 건수는 지난달 28일 3만971건, 이달 4일 2만6985건을 각각 기록했다.
이미 챗GPT 사용자가 상당하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수치다. 딥시크로 인한 생성형 AI 서비스 수요 및 관심 동반 증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방한 등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사용자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에 따르면 딥시크는 AI 모델 학습을 위해 이름·생년월일 같은 가입에 필요한 기본적인 개인정보는 물론, 인터넷 IP 주소, 고유 장치 식별자, 키 입력 패턴, 비밀번호 등을 수집한다.
PC 웹이나 모바일 앱으로 딥시크를 사용할 경우 이같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중국에 위치한 딥시크 서버에 전송된다는 의미다. 또 광고주와 협력사 등을 통해 딥시크 외부 웹사이트와 앱, 앱마켓에서 활동 정보를 공유 받고 있다.
딥시크의 이같은 광범위한 이용자 정보 수집은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등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와 비교해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된다. 챗GPT는 챗봇에 입력한 정보를 다음 대화에서 기억하게 할지, 오픈AI 모델 훈련을 위해 공유할지 등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딥시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보 공유 동의를 전제로 한다. 이용자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딥시크 수집 정보를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