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디지털 전환, 전자영수증은 '배려'에서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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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한국전자영수증 대표이동호 한국전자영수증 대표

종이 대신 전자영수증을 사용하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매장에서 종이영수증을 받는 모습을 보면, 기술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쉽게 이용할 수 있는가'라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다시 말해, 사용자 중심의 설계와 공공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전자영수증은 단순한 디지털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비용 절감, 고객 관리, 친환경 실천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자, 사회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공공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나 별도 장비 없이도 발급 가능한 서버 기반 전자영수증 솔루션이 등장하며, 기술이 공공성과 접점을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 전자영수증은 NFC방식으로 확산돼 왔다. 겉보기엔 간편한 방식처럼 보이지만, 현금이나 실물카드로 결제할 경우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직접 켜고 단말기에 터치해야만 영수증이 발급된다.

이러한 절차는 고령자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며, 일부 스마트폰에서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이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일부 계층이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기술이 모든 이에게 혜택을 주지 못할 때, 그것은 오히려 사회적 격차를 확대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서버 기반 전자영수증이 주목받고 있다. 앱 설치 없이 QR코드를 스캔하거나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영수증이 발급되는 방식으로, 고령자나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매장 입장에서도 별도의 단말기나 부가장비의 추가 설치 없이 기존 POS 시스템과 연동만으로 도입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 기술은 여러 공공기관과 프랜차이즈, 주차장 등 다양한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도입되어 운영 중이다.

이 기술의 또 다른 강점은 친환경 인센티브 시스템이다. 전자영수증 발급 시 건당 100원 상당의 탄소포인트가 자동 적립되어, 고객은 복잡한 절차 없이도 환경 보호와 리워드 참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보상 기반 행동 유도 정책을 고민하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에도 유효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종이영수증 감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로의 전환이며, 탄소포인트는 그 참여를 이끄는 실질적인 동기가 된다.

이처럼 생활과 밀접한 기술일수록 공공 부문이 먼저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공공영역에서의 선도적 기술 채택은 민간 부문의 확산을 촉진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시민에게 균등한 기술 접근 경험을 제공하는 출발점이 된다.

전자영수증은 디지털 표용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디지털 사회의 기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 모두가 전자영수증을 사용하는 작은 일상적인 변화를 통해 우리는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포용을 실현하며, 공공 행정의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흐름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배려이며 더 많은 기능이 아니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설계라고 생각한다. 전자영수증은 바로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동호 한국전자영수증 대표 ceo@kdrc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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