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트럼프 리스크', 전쟁 후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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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트럼프 리스크', 전쟁 후가 더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생 동안 여러 위기를 넘겨왔다. 서울 한강변과 부산 해운대 등에 자리 잡은 주상복합 아파트 ‘트럼프월드’는 그런 위기 극복 과정의 산물 중 하나다.

부동산 사업가 시절 트럼프 대통령은 1985년부터 1994년까지 11억달러(약 1조6600억원) 손실을 봤다. 대규모 카지노 개발과 항공 사업 등에 손을 댔다 실패한 결과다. 거액의 빚을 지며 장기인 부동산 개발에 제동이 걸리자 그는 스스로의 브랜드를 판매하기로 했다. 젊은 나이에 빠르게 축적한 부와 뒤이은 몰락으로 세계적인 이름값을 자랑하던 때다. 세계 각지 개발 사업에 트럼프라는 이름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았다. 당시 대우건설은 1999년 여의도를 시작으로 7개 단지의 트럼프월드를 분양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700만달러를 지불했다.

이름 팔아넘긴 파산 위기

30년 전 경제적 파산에 이르렀던 그는 지금 정치적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이란 전쟁 출구가 불확실한 가운데 고유가에 따른 국민 생활고로 미국에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집권 1기 시절 최저치(32%)에 근접했다는 여론조사가 줄을 잇는다. 11월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공화당 내 영향력이 약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집권 2년 차에 권력 누수가 시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떤 식으로 전쟁을 마무리하든 위기 극복을 위해 특유의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업가 시절 그는 실패에 직면했을 때 패배를 인정하기보다 더 큰 승부에 나섰다. 이란에서 겪은 군사 실패를 다른 지역에서 만회하려 할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목표는 쿠바”라며 여러 차례 침공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올해 1월 합병 의지를 나타낸 그린란드가 군사 행동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통화정책에 개입해 세계 경제를 흔드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당장 전쟁이 끝나더라도 에너지 시설 파괴에 따른 고유가가 수개월 이상 지속될 상황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 돈을 풀어 불만을 잠재우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위기 극복은 더 복잡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등은 “미국 중앙은행(Fed)에 대한 압박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벌써부터 내놓고 있다. 오일쇼크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진 1970년대 경제적 고통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또 ‘미국이 세계 무역의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더 강화하려 할 것이다. 관세를 무기로 한국 등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큰 폭의 방위비 부담 증가를 요구하는 한편 한국을 배제하고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한반도 역학 관계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사업가 시절 그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상대 이익도 염두에 뒀다. 서로 이득을 보는 점이 있어야 거래가 가능한 시장경제 구조 때문이다. 트럼프월드 분양으로 건설사는 분양수익, 수분양자는 집값 상승이라는 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세계 패권 국가 지도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르다. 당장은 상대 이익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그의 위기 극복 노력을 더욱 파괴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정부와 기업, 개인이 대비해야 할 시나리오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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