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광복 80주년, 영화로 보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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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광복 80주년, 영화로 보는 역사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스크린으로 되새기는 의미 있는 영화들이 관객과 만난다. 독립군의 생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용기 있는 증언, AI 기술로 재현한 광복의 함성까지. 스크린에서 그날의 외침을 들어본다.

우원식·주호영 재능기부로 참여…홍범도 장군의 일대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광복 80주년, 영화로 보는 역사

홍범도 장군의 생애를 중심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룬다. 광복회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무장 독립투쟁의 상징이자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를 통해 조국 독립을 위한 끊임없는 투쟁을 스크린에 담았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카자흐스탄에서도 동시 개봉한다. 제작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와 한인회, 러시아 고려인 사회까지 폭넓은 참여가 이뤄졌다. 우원식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누르갈리 아르스타노프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 배우 조진웅 등이 재능 기부로 힘을 보태 작품의 의미를 더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2대 이사장을 지냈으며, 독립운동가 김한의 자손이다. 그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 매우 뜻깊고, 완성을 이루기 위해 힘을 보탰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국군이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잃어버렸을 때 되찾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라며 "이 영화를 통해 의병-독립군-광복군의 정통성을 잇는 우리 국군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조진웅은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특사로 발탁돼 홍범도 장군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번 영화에는 내레이션과 홍보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어떠한 이유가 되었건 우리가 이 땅에서 행복하고 안전하고 자신의 영역적 역할을 자유로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만들고 지켜낸 독립군의 얼을 받들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영위하되 부끄럽지 않게 선배들이 했듯이 후손에게도 떳떳하게 물려주어야 함이 의무일 것이다. 감사함에 감사하고, 그 감사함을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고 덧붙였다.

8년 만에 돌아온 '아이 캔 스피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광복 80주년, 영화로 보는 역사

2017년 개봉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영화 '아이 캔 스피크'도 8년 만에 재개봉했다.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제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2007년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영화는 20년간 8000건이 넘는 민원을 접수한 '민원 인플루언서' 옥분(나문희)과 원칙주의 민원 담당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고통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려냈다.

특히, 옥분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침묵을 깨고 증언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강렬한 울림과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잊으면 내가 지는 거니께"라는 대사는 2025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역사적 메시지를 전한다.

연기 앙상블 역시 탄탄하다. 43세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놀라운 연기 호흡을 보여준 배우 나문희와 이제훈의 강렬한 연기 앙상블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두 배우는 각각 20년 차 민원왕 옥분과 1년 차 민원 공무원 민재로 분해 극과 극의 캐릭터를 유쾌하게 소화했다.

노년 여성과 젊은 남성 캐릭터라는 이색적인 조합은 개봉 당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단순한 티키타카를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연대로 확장된다. 상극에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어느새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인생 민원'을 해결해 가는 따뜻한 여정으로 이어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처음 듣는 광복'…AI로 구현된 '만세'의 순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광복 80주년, 영화로 보는 역사

1945년 8월 15일 광복의 순간 울려 퍼졌던 '만세'의 함성이 스크린에 울린다. '처음 듣는 광복'은 CGV와 빙그레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제작한 AI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국가보훈부와 함께 진행한 독립운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실제 역사 기록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증언을 바탕으로 AI 음성 합성과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광복 당시를 구현했다.

이 작품은 기술을 통해 과거 역사에 생명을 불어넣는 새로운 형식의 시도이자, AI와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실험적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8월 15일의 의미를 살려 총 8분 15초 길이로 제작됐고, 다양한 역사적 자료와 증언에 근거해 1945년 8월 대한민국 곳곳에서 울려 퍼졌던 해방 당시 소리를 AI 기술로 구현해 담았다.

광복 당시 모습은 글이나 사진으로는 전해지지만 실제 소리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가 더욱 의미를 더한다. 여기에 광복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사연도 담겨 있어 울림과 감동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객과 함께하는 기부 캠페인도 진행한다. 티켓 예매 금액 1000원 중 815원은 대한적십자사의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 캠페인 사업에 기부될 예정이다. CGV용산아이파크몰을 비롯한 전국 15개 극장에서 15일까지 상영된다.

백산 안희제, 조명 받지 못했던 위대한 기업가 독립운동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광복 80주년, 영화로 보는 역사

임시정부의 자금줄이었던 백산 안희제의 생애를 조명한 최초의 다큐멘터리도 나온다. '백산 – 의령에서 발해까지'도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오는 21일 재개봉한다. 이 작품은 백산이 운영한 백산무역과 설립한 발해농장의 규모와 역할을 최초로 공개하며, 민족 자립과 경제 독립을 위한 노력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백산 안희제는 일제강점기 당시 국내 최대 기업이던 백산무역을 운영하며 상해임시정부 자금의 6할을 책임지고, 백범 김구·백야 김좌진과 함께 '삼백'으로 칭송받았으나 후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영화는 백산 안희제가 설립한 '발해농장'의 압도적인 규모를 최초로 촬영·입체화해 더욱 생생하게 공개한다.

한중일 각지에 흩어져 있던 백산 안희제와 동지들에 대한 미공개 자료를 발굴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행적을 스크린 위에 고스란히 옮겨왔다. 또한 AI 기술을 활용해 백산 안희제의 생전 모습을 복원, 더욱 생생한 역사의 순간을 전한다. 시베리아에서 만주로 이어지는 백산 안희제의 생애에 발맞춰 진행되는 이야기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큐멘터리이면서도 극영화적 몰입감을 선사한다.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는 "영화는 개봉 전부터 독립예술 영화 실시간 예매율 상위권을 기록했으며, 각 지방 보훈청과 시민단체들의 단체 관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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