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7명의 한일 청년들이 한국과 일본을 교환여행하며 1945년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마주한다.
17일과 24일 오후 8시 5분 방송하는 KBS 1TV '교환여행 1945'는 1945년 8월15일을 광복과 종전으로 다르게 기억하는 한국과 일본의 청춘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로의 역사를 마주하는 다큐멘터리. 이들은 가장 민감하고 불편한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낸다.
![교환여행 1945 [사진=KBS ]](https://image.inews24.com/v1/b68f6fc8f24efd.jpg)
독립유공자 후손인 예비 교사, 롯데자이언츠에 푹 빠진 게이오대생,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어를 깨우친 일본학도, 주일미군 반대운동을 하는 예술학도,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를 둔 한일 혼혈 학생 등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된 7명의 친구들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14일간의 교환 여행을 떠난다. '과거보다는 미래가 중요하다'라는 명제가 시원치만은 않았던 청년들. 교환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진실은 그들에게 어떤 변화를 낳을까.
한국 여행의 첫 번째 장소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서울 덕수궁. 을사늑약이 체결된 중명전에서, '역사는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라는 질문이 시작된다. 두 번째 도시 강원도 삼척에서는 일제가 만들었던 도계광업소 흥전갱에서 석탄 산업의 역사를 살펴본 뒤 일제의 개발은 '근대화인가, 수탈인가'를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마지막 여행지 제주도에서는 일제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위해 만든 진지동굴과 알뜨르비행장을 답사한다.
일제가 벌인 전쟁의 광기를 직시하게 된 일본 청년들. 그들 마음속에는 복잡한 질문이 자리 잡는다. "일본만이 가해자인가? 나는 왜 일본인으로 태어난 걸까?" 하지만 그 질문은 한국 청년들에게 억울함으로 비춰지며, 제주에서의 대화는 예상치 못한 갈등으로 번져간다.
여름방학을 맞아 일본으로 향한 한국 친구들은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의 참상을 처음 확인한다. 여과 없이 공개된 참혹한 피해 사진을 보고 충격에 빠지는 한편,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히로시마에서 원폭 사건을 추모하는 것을 보고, 일본의 피해 사실만 강조되는 게 아닐지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인다.
두 번째 일본 여행지 오키나와. 아시아의 하와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지만, 오키나와 전투로 24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피와 눈물의 땅이다. 헤노코 미군기지 건설 반대 현장에서 본토의 희생양이 되어 온 오키나와의 역사를 듣는다. 이어 어린 소녀들이었던 히메유리 학도대의 비극을 접하며 청년들은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느끼게 된다. 과연 한국 친구들은 일본 역사 속 비극에 공감할 수 있을까.
7명의 한일 청년들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애써 외면했던 진실을 마주하고 솔직한 대화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때로는 날 선 질문이 오가며 차갑게 얼어붙기도 했다.
피해와 가해를 규정하는 것을 넘어 전쟁의 무게, 인간의 존엄까지 고민했던 시간. 과연 이들은 마음의 벽을 허물고 같은 기억을 기록할 수 있을까.
이후 K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천재이승국과 다니엘 린데만의 솔직 리뷰와 역사학자 최태성, 춘천교대 사회교육과 김정인 교수의 역사 코멘터리도 공개될 예정이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