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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당연하죠. 자신감 넘칩니다. 대전 시절의 제가 돌아왔습니다."
기나긴 부진에서 벗어나 3경기 연속골, 약 2년 만의 멀티골을 폭발한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스트라이커 티아고(31)는 힘줘 말했다.
티아고는 1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격해 강원FC를 상대로 전반 연속골을 폭발해 팀의 3-0 승리를 주도했다.
무려 1년 10개월 만에 터진 티아고의 멀티골이다.
그는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던 2023시즌 17골을 터뜨리며 K리그 특급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울산에서 뛰던 주민규(현 대전)와 득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출전 시간이 더 많아 아쉽게 득점왕 등극엔 실패했다.
확실한 골잡이가 필요했던 전북이 곧바로 러브콜을 보냈고, 티아고는 2024시즌을 앞두고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전북에서의 활약은 실망스러웠다. 4골 2도움에 그쳤다. 전북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한 원인 중엔 티아고의 부진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올해 벤치 신세였던 티아고는 포지션 경쟁자인 '이탈리아 특급' 콤파뇨가 부상을 당하면서 주전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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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다시 기회를 잡은 티아고는 펄펄 날고 있다. 강원전에서 3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멀티골까지 폭발했다.
전반 5분과 31분 잇따라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대전 시절 보여준 파워와 결정력이 모두 살아있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티아고는 "열심히 하면 이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경기에 나서건 못 나서건 열심히 준비하면 언젠가 기회는 올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엔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았다. 내 자신감도 내려갔다. 이젠 경기에 나설 수 있으니 대전 시절처럼 자신감이 넘친다"고 힘줘 말했다.
오랜만에 수훈선수로 뽑혀 들어온 기자회견장이 어색한지 사슴 눈을 껌뻑이던 티아고는 기자회견 뒤 한 기자가 '좀 웃으며 축구하라'고 애정을 섞어 타박하자 그제야 활짝 웃어 보였다.
이날 말은 시원하게 했지만, 티아고의 눈빛은 좀 떨렸다. 그는 섬세한 성격을 지녔다. 경기가 안 풀릴 때면 답답한 마음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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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부활한 티아고의 멀티골과 대표팀에 다녀온 전진우의 쐐기골을 앞세워 강원FC를 완파하고 3연승을 내달렸다.
전북은 1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강원에 3-0으로 승리했다. 사진은 이날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는 티아고. 2025.6.1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티아고가 무너지지 않은 건, 상당 부분이 포옛 감독이 보낸 신뢰 덕분이다.
사실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티아고를 매각하려 했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적은 성사되지 못했다.
리그 최고의 골잡이였던 티아고는 1년 만에 콤파뇨의 백업 신세가 된 현실을 프로답게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포옛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자연스럽게 신뢰가 싹텄다고 한다.
포옛 감독은 "이적을 추진하고, 결국 다시 남게 된 과정이 아주 투명했고, 서로 정직했다. 서로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 백업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분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텐데, 티아고는 겸허하게 받아들였고, 묵묵하게 훈련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인내심을 보여준 티아고가 잘해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티아고는 "겨울에 이적 문제가 있었지만, 난 전북 선수로 남게 됐고 내 본분에 맞게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오랜만에 2골을 넣어 행복하고, 행복하고, 또 행복하다"고 말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4일 11시0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