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는 연구부총장 직속 스타트업 창업·보육 기관 '크림슨창업지원단'을 운영합니다. 크림슨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하며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고려대학교 소속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제조업에서 제품을 설계할 때 주안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제품의 성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 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처럼 성능을 평가하는 과정을 제조 업계는 ‘해석’이라고 부른다. 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 절차인 해석을 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노건우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 뉴메리얼(Numereal)은 이 해석을 가속화하는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대시옵티(DashOpti)'를 만든다.
뉴메리얼 대시옵티는 빠르다는 뜻의 '대시(Dash)'와 최적화를 뜻하는 '옵티마이제이션(Optimization)'을 결합한 이름으로, 빠른 해석과 설계를 지향한다는 철학을 담았다. 특정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자동차, 조선, 가전 등 다양한 제조업 부품의 설계와 해석에 두루 쓰는 점이 핵심이다.
2023 KJ Bathe Award를 받는 노건우 뉴메리얼 대표(가운데) / 출처=뉴메리얼
노건우 대표는 전산역학과 최적의 설계 이론을 연구하는 교수다. 여러 제조 기업과 공동 연구를 이어오던 중, 그는 다양한 현장의 수요와 만났다. 이어 제조 현장의 수요는 제각각이지만, 이 수요를 만족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동일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제품의 성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다.
앞서 이 수요를 먼저 파악한 해외 기업들이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했다. 하지만, 다양한 제조 현장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만족할 만한 효용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노건우 대표는 제조업 전반의 공통 분모, 수요를 만족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적확하게 개발하면 해외 기업의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2025년 1월 뉴메리얼을 세운다.
뉴메리얼 대시옵티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소량의 데이터로 인공지능 모델을 가르치는 점이다.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 것이 통념이지만, 제조업 제품을 만드는 데 쓰는 해석 데이터는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제품 성능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려면 이들 해석 데이터가 필수인데, 이를 만들려면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든다. 뉴메리얼은 이 해석 데이터의 수가 적어도 인공지능을 잘 가르치는 기술로 장벽을 넘는다. 무조건 많은 데이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적확한 데이터를 특성에 맞게 고루 분포시켜 도입하는 원리다.
대시옵티의 사용환경 예시 사진 / 출처=뉴메리얼
둘째는 제품 성능 예측에 특화 개발한 독자 인공지능 모델의 정확도가 우수한 점이다. 제조 업계의 수요를 만족하는데 필요한 특정 성능에만 집중한 덕분이다. 셋째는 물리 정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설계 공간을 정의하는 점이다. 그러면 설계 개선 전반의 효율이 좋아진다. 이전에는 이 과정을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했다. 대시옵티는 여기에 물리 정보와 인공지능을 더해 꼭 필요한 설계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이미 뉴메리얼 대시옵티를 활용해 성과를 낸 기업도 있다. 한 자동차 부품 회사는 대시옵티를 활용해 기존에 몇 주씩 걸리던 부품의 최적화 설계를 단 4일만에 수행했다. 가전 기업도 그렇다. 이들 기업의 성과를 본 이종의 제조 기업이 대시옵티 도입을 요청한 사례도 있다. 이를 토대로 뉴메리얼은 2026년 대시옵티를 폭넓은 제조 영역에 공급하려 한다.
노건우 대표는 대시옵티의 경쟁력의 원천, 제조 현장에서 곧바로 성과를 낸 원동력으로 네 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설계 공간을 물리 정보로 정의하는 기술, 가장 알맞은 학습 데이터 생성 기술, 성능 예측 독자 인공지능 모델, 설계 최적화 기술이다. 특히 해외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가 제공하지 못하는 기능을 제공하면서 기존 현장의 기술 자산, 노하우를 새로운 설루션에서 잘 연계하도록 제공한 점도 유효했다.
대시옵티의 특징 / 출처=뉴메리얼
대시옵티를 만든 주축은 핵심 기술 개발 후 세계 권위의 학술지에서 역량을 입증한 연구진들이다. 이들을 포함한 뉴메리얼 임직원들이 공유하는 목표는 분명하다. 해석과 설계 실무를 위한 최고 수준의 기술을 사용자가 쓰기 쉬운, 즐겁게 돕는 제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기술 혁신으로 산업계에 기여하고, 팀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뉴메리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주요 가치다.
뉴메리얼은 이들 가치와 기술에 여러 지원 기관으로부터의 도움을 더해 성장의 폭을 넓혔다.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이 대표다. 노건우 대표는 실험실 창업을 거쳐 초기창업패키지를 수행할 때 이 곳으로부터 창업 세미나, 교육, 법률·행정 실무 지원을 받아 원활하게 뉴메리얼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뉴메리얼은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의 지원으로 경쟁사 특허 분석을 포함한 특허 출원 전략을 짰다. 지식재산권을 구축한 후 해외 투자사와 시장 네트워크도 함께 확보했다. 노건우 대표는 정해진 지원 프로그램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수요를 꾸준히 파악, 여기에 알맞은 맞춤형 지원을 해 주는 점에 각별히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2025 'G밸리' 창업경진대회 뉴메리얼 수상 현장 / 출처=뉴메리얼
지난해 시드 투자를 유치한 뉴메리얼의 도전 과제는 우리나라 내외 제조업 시장으로의 진입과 안착이다. 노건우 대표는 대시옵티의 정확도와 속도를 자신한다. 창업 이전부터 그에게 설루션 개발을 의뢰한 제조 기업들이 대시옵티를 만족하며 쓰고 있어서다. 다만, 제조업 기업들은 특성상 소프트웨어를 좀처럼 바꾸거나 새로 도입하려 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써 온 기존 도구를 신뢰하고 이것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뉴메리얼은 제조 기업과의 협업 범위를 더욱 넓히고 우수 사례를 적극 전파, 이 도전 과제를 해결한다. 해석 가속화, 설계 공간 정의 기술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해 우리나라 제조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현장의 다양한 수요를 조사해 기존 소프트웨어가 지원하지 않았던 기술을 선제 도입, 기술 해자를 만든다. 우리나라에서의 우수 사례와 기술 고도화, 제조 기업과의 협업 범위를 넓힌 후에는 미국 시장과 일본,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도 노린다. 이미 현지 투자 기업, 파트너 기업과의 접선도 마쳤다.
뉴메리얼의 기술과 성과를 소개하는 노건우 대표 / 출처=뉴메리얼
노건우 대표는 "제조 부문에서 제조 역량과 AI 역량을 모두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작은 기업이라도 대기업보다 완성도 높은 기술을 개발, 사용하기 즐거운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세계 유명 제조 소프트웨어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이들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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