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긴 했는데 이번에도 잘 할지 모르겠네요."
한국 프로야구 중계를 보기 위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유료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던 30대 야구 팬 A씨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 같이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티빙이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독점하자 유료 요금제에 가입했다.
A씨는 "유료 중계도 불만인데 무료였던 네이버 중계보다 티빙의 중계 퀄리티가 떨어졌었다"며 "이후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서 올해도 계속 (중계가) 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표기 실수·중계 중단에 티빙 중계 불만 폭발
6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연간 약 450억원씩 총 1350억원을 들여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따냈다. 리그 전 경기뿐 아니라 하이라이트,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등 모든 권리를 2026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첫 중계를 시작으로 리그 초반 '부실 중계' 논란에 휩싸였다.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표기하거나 타순 번호 대신 등번호로 선수를 소개하는 초보적인 실수가 발생하자 야구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홈인'을 '홈런'으로 오기한 장면도 포착됐다.
하이라이트 영상이 늦게 올라오고 영상 편집이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야구 팬들은 "네이버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오라"고 비판했다.
개막 이후엔 대형 사고를 치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SSG랜더스가 6대 6 접전을 벌인 9회초 상황에서 약 1분간 중계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 당시 "이럴 거면 중계권을 넘겨라"라는 반응이 나왔던 이유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해 1월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리멤버를 통해 "티빙이 야구 산업을 발전시킬 핵심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두 달 만인 같은 해 3월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공감·인지했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신규 기능 등 서비스 확대…"중계 고도화"
티빙은 오는 8일 시범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도 중계 서비스를 이어간다. 올해는 △티빙슈퍼매치 확대 △검색 기능 도입 △야구 특화 숏폼 콘텐츠 △승률 데이터 정교화 등을 통해 중계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단 계획을 내놨다.
티빙슈퍼매치는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특수 카메라와 고품질 그래픽을 활용한 중계로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는 설명이다. 티빙슈퍼매치 중계진도 개편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되는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경기별·선수별 콘텐츠도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검색어나 추천 키워드로 원하는 경기 클립 영상과 콘텐츠도 빠르게 확인 가능하다.
숏폼 콘텐츠도 강화한다. 쇼츠 탭과 'KBO 리그 스페셜관'을 통해 스포츠 관련 숏폼 콘텐츠를 제공한다. 숏폼 콘텐츠를 보다 해당 경기 전체 영상을 보고 싶을 경우 곧바로 시청할 수 있도록 '바로 가기 기능'도 도입된다.
티빙은 지난해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숏폼 영상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대 여성 관람객들의 SNS 활용 비율이 2023년 68%에서 지난해 76.6%로 증가했다.
문자 중계 과정에선 투수·타자 승률 예측 데이터를 적용해 경기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티빙 관계자는 "작년 KBO 리그 중계를 통해 야구 팬들의 애정 어린 의견에 귀 기울여 올해 더욱 고도화된 중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도 티빙의 '2025 KBO 리그' 중계로 KBO 리그의 발전과 야구 팬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