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당정치 정도 떠난 지 오래인 여당
전-현 대표 사심 앞서 야당다운 야당 없어
더 이상 대통령 실패 없어야 한다는 공감대
투쟁보다 대화-협력하는 새 정당정치 염원
종교계 문제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보류하기로 하자. 몇 가지 충고로 족하겠고, 지금 우리의 과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20세기를 겪으면서 가톨릭교회는 2000년 동안 지켜온 신앙적 전통을 근원적으로 변혁시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회가 교회를 위해 있지 않고, 교회가 사회를 위해 존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전환 때문에 가톨릭은 다시 태어날 수 있었고, 인류와 역사의 관심과 존경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안에는 종교계가 안고 있는 두 가지 과제를 해명하는 내용이 깔려 있다. 하나는 모든 종교는 인위적 교리나 질서보다 인류와 역사를 위한 진리와 사명이 본분이라는 정신이다. 다른 하나는 종교와 정치는 차원이 달라 정치하는 종교나 종교적인 정치는 엄연히 배제해야 한다는 요청과 교훈이다. 지금 중동 지역의 종교적 분쟁을 위한 충고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진 국가는 이를 개선하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민주정치를 위임받은 여야 정당의 현실은 어떤가. 주역을 담당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방향과 방법은 민주 정당정치의 정도를 떠난 지 오래다. 특히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발언과 정책은 민주국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사법부에 대한 강압적 자세는 상식을 넘어섰다. 당 대표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가. 야당 없는 정치를 상정하는 여당 책임자가 대권을 차지하려는 발상은 독재국가나 공산정권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묻고 싶다.보통의 국민에게는 두 가지 공통된 희망이 있다. 대통령의 실책과 실패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와 국민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기대는 균형 잡힌, 야당다운 야당의 존재 가치다.
그런데 지금은 야당다운 야당이 없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현재의 여소야대를 불러온 책임자 중 하나다. 장동혁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단식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 당의 명칭을 바꾼다고 해서 당의 체질이 새로워진다고 믿는 국민도 없다. 국민의 국민의힘 지지가 17%(2월 넷째 주 전국지표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라면 자리를 양보할 적기다.
자유당 시절 민주당 총재였던 박순천 여사(1898∼1983)가 회상된다. 박 여사는 당시 “나는 여성이기 때문에 대권에 나서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대권에 도전할 인물이 없으니 당 밖에서 새로운 지도자를 영입하기로 했다. 당은 세 지도자를 후보군으로 삼았다. 백낙준 연세대 총장, 유진오 고려대 총장, 정치계의 이범석 장군이었다. 당 지도부는 세 인사를 직접 찾아가 면담한 끝에 결국 유진오를 선택했다. 왜 지나간 선배들의 뜻을 회상하게 되는가. 그들의 애국심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당과 정치를 실천한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나보다는 우리 정당, 정당보다는 국민 전체를 위한 정치여야 한다는 애국심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 때 국민과 국가보다는 우리 정부와 정책에 몰입해 있는 정치인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대북 관계에서는 북한 동포보다 북한 정권을 위한 정책을 삼가지 않았다. 그 결과 국민의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을 초래했다.세계 역사가 남긴 교훈이 있다. 왜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했는가.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영향이 컸다고 하겠다. 이들은 ‘공산국가는 고립하도록 방치해 두면 스스로 종말을 자초한다’고 믿었다. 사상적 자유와 경제적 우위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원리와 질서에 속한다고 믿었다.
통일은 동포 간의 정신적·문화적 동질성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부 정치 지도자들이 동포애와 동질성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을 삼갔으면 한다. 동족 간 인적 교류 등을 통해 문화적 동질성을 형성한 뒤 경제적으로 균등한 교류를 하는 게 정치나 정부 간의 접근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동포 간의 사랑을 배제한 통일은 있을 수 없다.
국민은 투쟁보다 대화와 협력, 그리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 자유 민주정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정당정치를 염원한다.
김형석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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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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