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상대 마멜로디에 "속도·체력 좋다…기술은 우리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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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샬럿=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출격하는 K리그1 울산 HD의 사령탑 김판곤 감독은 대회 최약체 팀이라는 평가를 뒤집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르네상스 샬럿 사우스파크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꼴찌 팀이 1위를 잡기도 하는 게 축구"라며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대회 중계 방송사인 다즌(DAZN)이 32개 팀 파워랭킹을 선정하면서 울산을 최하위 팀으로 평가한 데 따른 반응이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도 울산을 32개 팀 가운데 31위로 배치했다.
김 감독은 "그쪽에서 그렇게 평가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축구는 32등이라고 해서 32위를 하게 되는 건 아니다"라며 "말레이시아가 한국과 비긴 것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팬들께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려 한다. 그렇게 하면 충분히 16강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첫 경기 상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표하는 팀 마멜로디 선다운스다. 두 팀은 18일 오전 7시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울산이 파악한 마멜로디는 체격과 체력, 속도를 두루 갖춘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다.
아프리카까지 코치진을 파견해 마멜로디의 전력을 분석한 김 감독은 "확실히 좋은 팀이다. 선수들이 빠르고, 힘이 있다"며 "전술적으로도 포르투갈 감독이 잘 만들어놓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기술이나 이런 부분은 우리가 더 나은 것 같고, '해볼 만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상대가 빠른 팀이라 실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우리 축구가 위험성을 피할 수는 없지만 실수를 줄이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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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32개 팀 체제로 확대돼 열리는 클럽 월드컵의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김 감독의 평가는 냉정했다.
그는 마멜로디를 포함해 2, 3차전 상대인 플루미넨시(브라질)와 도르트문트(독일)까지 조별리그에 맞붙는 팀들과 비교하면 울산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밀린다고 봤다.
김 감독은 "개인끼리만 비교하면 우리가 약하다고 본다. 마멜로디와 비교하면 체력, 체격 측면에서 우리가 부족하다"며 "우리 팀에서 에릭이 잘한다고 하는데, 플루미넨시에는 에릭과 같은 선수가 26명이 있다. 도르트문트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안정감 있게 경기를 풀어가려고 한다"며 "전술적으로 명확하게 정리하고 있다. 게임 모델을 수정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한 수 위로 보는 세계적 팀들과 경기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맡아줄 밀로시 트로야크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영입한 폴란드 출신 수비수 트로야크는 191㎝의 장신이지만 주력을 갖췄고, 후방 빌드업을 책임질 기술도 보유했다는 게 김 감독의 평가다.
김 감독은 "우리로서는 수비수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경기 모델을 다시 분석했고, 연습 경기를 치렀는데 나쁘지 않았다"며 "며칠 훈련했는데, 발기술이 좋긴 좋더라. 중앙 수비에서 중원까지 바로 가는 패스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잘한다"고 말했다.
이어 "벌써 한국말을 배워서 선수들에게 '나는 트로야크입니다'라고 인사도 한다.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겸손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유럽 팀이 얼마나 의욕을 품고 하는지 태도를 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대회 여건이) 그렇게 불리한 건 아니다. (유럽과 달리) 우리는 6월이 시즌 중이라 경기력도, 체력도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럽 월드컵은 정말 좋은 기회다. 좋은 팀, 훌륭한 팀과 경쟁해볼 수 있다는 게 선수들한테는 동기가 된다"며 "아직 시장이나 팬들은 반신반의하는 것 같지만 난 매력 있는 대회라고 본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클럽을 뽑는 대회"라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4일 06시47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