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혁신의기술] 〈23〉미래를 설계하다:신기술 전망과 혁신을 통한 전략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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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기술 혁신의 분기점에 서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AI)'은 영화나 소설 속 미래를 상징하는 단어였지만, 2025년에 이른 지금은 이미 우리의 일상 곳곳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기업 경영부터 의료, 교육, 교통, 심지어 예술 분야에까지 AI가 적용되며 혁신의 폭과 깊이가 확장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고 결과를 내는 '수동적' AI를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까지 책임지는 '능동적' AI를 뜻한다. 즉,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주체'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AI는 오늘날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엔진이며, 미래 전략을 설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에이전틱 AI의 탄생을 갑작스러운 기술적 '깜짝 등장'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이 개념은 AI의 진화에서 중추적인 이정표를 나타내며, 그 뿌리는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인 앨런 튜링(Alan Turing)과 AI 개념의 기틀을 다진 하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에서 시작된다. 튜링은 1950년 그의 논문인 '컴퓨팅 기계 및 지능'에서 기계가 진정으로 사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처음 제기했다. 그는 기계의 지능이 인간과 구별될 수 없을 정도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대화형 평가인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다. 이를 기반으로 약 10년 후, 사이먼은 컴퓨터가 인간의 문제 해결 능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며, 인간의 인지 과정을 모방하는 AI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처음부터 AI는 '인간의 지능'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최근 GPU 개발, 빅데이터, 최적화된 알고리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AI는 단순한 분석을 넘어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행동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가트너(Gartner)의 '2025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의 '글로벌 AI 서베이(Global AI Survey) 2025'에 따르면 향후 3~5년 동안 AI 시스템은 업무의 모든 측면에서 자율성을 빠르게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트렌드의 중심에는 에이전트 AI가 있으며, 조직과 사회가 이를 어떻게 채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산업 생태계의 큰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AI가 점점 더 정교해짐에 따라 신뢰와 윤리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 범위를 확장하는 AI의 능력은 의도하지 않은 편견이나 윤리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거버넌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AI 시스템이 확립된 윤리적 가이드라인 내에서 작동하도록 보장한다.

특히 허위 정보 보안 분야는 딥페이크 기술로 인해 동영상과 오디오가 진짜와 구별할 수 없게 되면서 가짜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됨에 따라 특히 중요해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AI 기반 탐지 알고리즘이 필수적이며, 미디어 기업과 수사 기관에서도 문서와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결국 신뢰의 가치는 AI 시대에도 핵심적인 경쟁 우위가 될 것이다.

이렇듯 AI가 가져올 변화는 단순한 기술 발전에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운영 방식과 사회 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2025년 이후에는 기술 혁신의 영향력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다. 기업과 국가는 우선 빠른 기술 발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이윤 창출'과 '사회적 책임'을 모두 이행할 수 있도록 윤리와 거버넌스를 확립해 이에 대한 대비에 앞장서야 한다. 여기에 인재 육성, 데이터 투명성, 장기적인 투자 전략이 더해져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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