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9〉그리움을 담은 노스텔직 코리아, 이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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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가는 역사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 층에게 대한민국의 생활 문화를 전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어린시절 보았던 순간이나 감정이 그래픽 디자인으로 되살아나 향수와 그리움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이 재탄생하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노스텔직한 레트로 패션을 지향하며 정형화된 스타일을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이외들'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이외들 로고.이외들 로고.

Nostalgic Korea를 모토로 한국의 옛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이외들. 매일 입는 옷이지만 평범하고 비슷비슷한 아이템을 탈피하고자 이외들만의 방식으로 비틀고 변형하는 즐거운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흥미롭고 실험적인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며 남성복 실루엣을 기반으로 작업한 남녀공용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기성복 패턴에 맞춤복식 디테일을 도입해 편안하면서도 실루엣이 아름다운 곳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이외들의 주 고객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으로 예술에 관심이 많고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내세운만큼 개성 있는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수작업 디테일을 통해 고객과 디자이너의 장벽을 허물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외들은 특히 90년대 주거생활, 산업화, 신도시 등 한국 근현대사를 주제로 이야기가 있는 컬렉션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신도시 생활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물.어린 시절 신도시 생활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물.

특히 시각적 레퍼런스를 지양하고 도서, 신문 기사 등을 통해 탐구한 주제를 디자인에 담아낸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이러한 작업은 트렌드에 얽매이지 않고 강력한 주제 의식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도출하기 위한 이외들만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각각의 옷에는 이외들만의 이야기가 녹아 있고 아이템안에 내재한 이야기에서도 잔잔한 향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한 의류가 아닌 이야기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두드러진 정체성을 전하고 있는 이외들은 어느덧 상업적인 옷이 아닌 예술적인 감각이 담긴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2022년 가을에 론칭한 이외들은 다수를 위한 대중적인 디자인이 아닌 과감하게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고객을 위한 디자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기법과 과감한 디자인으로 타겟 고객층의 니즈를 담아내고자 몇 가지 원칙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몇 번 착용하고 넣어두는 옷이 아닌 꾸준히 입고 싶은 옷에 대해 고민한 결과, 디자인은 물론 원단의 우수함에 집중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입한 고객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높은 품질의 원단을 사용하고 가능한 한 천연 소재를 활용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또한 사용하면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적인 봉제, 실밥 처리 등 마무리 과정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아무리 선호하는 디자인의 의류라 할지라도 입었을 때 불편하거나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지속적으로 선택받는 옷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고집이기도 합니다.

레트로 패션을 지향하고 있는 이외들.레트로 패션을 지향하고 있는 이외들.

론칭한 첫 해에 선보인 이외들의 첫 번째 컬렉션 테마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데요. 1990년대 주거생활을 주제로 어릴 때 살던 집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컬렉션을 전개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외할머니집에서 보았던 천장의 패턴, 포크아트가 그려진 법랑냄비, 시간을 알려주던 뻐꾸기시계, 등나무로 만든 흔들의자 등 일상을 채우던 아이템이 곧 아이템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머플러, 풀오버, 카고 셋업 등 편하게 입을 수 있는 30개의 아이템을 통해 어릴 적 따스했던 집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오롯이 담아냈습니다.

이를 테면 1990년대 집안에 많던 뻐꾸기시계를 재해석한 그래픽 디자인이 들어간 맨투맨과 높이가 다른 아파트의 모습을 사각형 무늬의 조직들로 형상화한 브이넥 니트 베스트, 1990년대 집에서 많이 사용하던 천장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자카드 스웨터 등이 론칭한 첫 해에 선보인 이외들의 주요 아이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외들의 활동은 의류의 범주안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이외들을 탄생시킨 디자인 스튜디오 브랜드 '개념과의식있는이들'은 역사적 사실에서 영감을 받아 그래픽 의류를 제작하고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이름처럼 '개념과 의식 있는' 활동을 찾아 사람들이 일상에서 역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활동에 그치지 않고 수익의 일부를 역사 관련 단체 혹은 도움이 필요한 단체에 기부하는 방법으로 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인 이외들.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인 이외들.

이외들은 사회 공헌 활동과 더불어 환경 문제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데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포장지와 플라스틱 태그를 생분해성 원료로 사용하고 옷걸이 또한 원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학 섬유를 지양하는 것은 비용면에서 훨씬 부담스럽지만, 수익이 줄어도 품질이 좋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고자 작은 선택부터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프라인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 인지도를 키우고자 준비하고 있는 이외들. 이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켜 역사를 사랑하고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생활 문화를 사랑하는 이외들의 마음이 담긴 의류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진정한 K-브랜드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이외들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통해 한국은 물론 세계인의 일상 속에 대한민국 고유의 문화가 아름답게 어우러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 겸 변리사.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 겸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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