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韓, 지금이 해외원조 늘려야 할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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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해거드 시콩크 대표

헨리 해거드 시콩크 대표

최근 한국인들의 관심은 미국의 관세전쟁과 무역마찰에 쏠려 있다. 나는 다른 이야기를 하려 한다. 공적개발원조(ODA)다. ODA는 한가한 이야기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마저 개발원조를 대폭 줄이려고 하는 가운데, 한국이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원조를 늘리기에 적절한 시기다. 한국이 공여를 늘린다면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 이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로부터 찬사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이 자국의 개발 원조를 대폭 축소하는 과정에 있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해외 원조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한국이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의 전환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원조를 늘리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 관리에 도움이 된다. 방위비 조정 문제로 고심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파트너들처럼, 개발 원조는 한국이 미국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분담하라는 요구에 부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중요한 시기에 세계보건과 번영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ASEAN),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및 OECD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확대된 글로벌 개발 역할로 미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신용 뿐만 아니라, 한국은 주요 원조 수혜국에서 중요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라는 설득력 있는 서사를 가지고 있다. 이 인상적인 메시지는, 한국이 과거 미국 등으로부터 받은 지원에 보답하고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미국 청중을 대상으로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백신 개발 및 팬데믹 대비와 같은 미국의 우선 과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면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이민을 택하는 수요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의 원조 지원은 워싱턴을 향해 이러한 서사를 구축하는 동시에, 최근 몇 년간 개발협력 예산을 매년 증액한 몇 안 되는 OECD 국가 중 하나로서 다른 파트너 국가들 사이에서의 리더십 또한 키우게 된다.

한국은 효과적이고 증거에 기반한 원조 전략의 모범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나라다. 예를 들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글로벌펀드,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같은 기관에 추가 기여를 약속하고 , 게이츠 재단이나 오픈 필란트로피 같은 재단과 협력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의 기금 증액으로 이미 역량이 한계에 다다른 한국의 원조 기구를 확대하는 것보다 바람직한 방법이다. 올해 글로벌펀드와 GAVI가 재정기여 약정 회의를 진행하는 만큼, 한국의 선제적이고 의미 있는 기여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또 다른 나라들이 아직 주목하지 않은 납 중독과 같이 소외된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은 한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의 대중문화인 K-컬처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있어 독보적인 자산이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와 같은 인기 그룹이 납 중독이나 말라리아 퇴치 같은 과제를 장기 캠페인으로 채택, 적극 참여한다면 단발적인 홍보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개발 투자는 한국의 제약 및 바이오 기술 분야에도 혜택을 제공하며, 연구개발(R&D) 협력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한,미양자 관계를 지원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 정부는 한국의 바이오 제약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 합작 투자를 진행하고, 미국에 직접 투자하며, 연구개발(R&D) 시설을 공유하는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

경제적 긴장과 방위비 분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에서도, 한국이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잠재력을 바탕으로 자선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면 이는 미국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전 세계적 지지를 확보하고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헨리 해거드 시콩크 대표 (전 미국 국무부 에너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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