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는 말처럼
‘尹 어게인’ 낡은 정치 하다 버림받은 張
당 지지율 오르는 데 현혹됐다가
‘자기희생’ 스토리 만들 기회 차버릴 건가
장 대표가 버틸 만한 이유가 여럿 있기는 하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친윤-친한 싸움에 국민이 진저리를 냈는데, 그 따가운 시선이 여당으로 더 쏠리고 있다. 선관위 사태도 장 대표에겐 숨돌릴 공간이다. 장 대표가 의탁하던 조직적 부정선거와는 무관한 것이지만, 선관위가 자초한 치명적 잘못 아닌가. 무엇보다 당 지지율이 올라갔다. 선거 패장인 그가 대표직을 유지하는데도 여론조사 숫자가 뛴다. 지지율이 오를 때 사퇴한 정당 대표는 없다.
그래서인지 장 대표 입원 이후 빗발치던 사퇴 요구가 잦아든 느낌이다. 하지만 착각은 금물이다. 이런 우호적 여건 가운데 장 대표가 이끌어낸 것은 없다.
오히려 세 가지 이유에서 지금이 퇴진의 최적기다. 첫째, 2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보다 지금이 더 여건이 좋다. 장 대표가 버티자면 버틸 수 있지만, 자기반성과 고백이 결여된 그의 정치가 생명력을 갖게 될지는 회의적이다. 당내 다툼이 재연되면서 보수층이 그토록 바라는 보수 재건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다. 5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대표직 유지의 동아줄이 되는 2명이 언제까지 장동혁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같은 편이 되어주겠나.둘째, 임기를 단축하는 자진 사퇴가 자기희생인 점은 분명하다. 요즘처럼 주판알 정치판에서 희생이란 사어(死語)가 돼 버렸다. 밀려나고 쫓겨난 정치인은 있어도, 스스로 내려놓은 정치인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걸 장 대표가 할 수만 있다면 “장동혁=민주당의 전략자산”이란 낯 뜨거운 뒷말을 덮고도 남을 스토리가 생긴다. 그걸 거머쥐지 않는다면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을까.
셋째, 장 대표는 콘텐츠 부족을 채우고 돌아올 기회를 일부러라도 찾아야 한다. 국회 입성 1년 반 만에 사무총장을 맡더니 이어 최고위원, 당 대표가 된 그다. 이런 ‘소년급제’는 정치를 영글게 할 축적의 시간을 앗아갔다.
장동혁의 문제는 제1야당 대표인데도, 그의 구체적 의견 제시에 반향이 없다는 점이다. 인천 지역 쌍둥이 개표 결과가 ‘5억9000만분의 1 확률’이라는 그의 주장을 보자. 그는 자기 주장에 신뢰를 더할 믿음직한 통계 전문가 이름 하나 인용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여당에선 무시로 일관한다. 장동혁에게 멈춤이 필요하다는 점은 “당의 4번 타자가 되겠다”며 대권 의지를 너무 일찍 말해버린 데서도 확인된다. 뭐가 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뭘 어떻게 해서 그 위치에 가겠다는 알맹이가 없다. 장 대표는 전 당원 재신임 투표로 승부수를 둘 수도 있다. 100만 권리당원들은 상당수가 강성보수인 이른바 ‘짠물 당원’으로 추정된다. 그를 재신임할 현실적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렇게 힘을 과시하는 건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결과와 다를 게 없다. 장 대표로선 희생의 서사를 만들 거냐,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사들이는 ‘오늘뿐인 정치’를 할 것이냐 선택의 순간을 앞두고 있다. 병실에서 깊은 생각에 잠기길 기대한다. 12·3 밤에 계엄 해제 동의 표결에 당당히 나섰던 그가 윤석열 지킴이로 돌아섰던 과오를 만회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사퇴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내릴 결단이다. 이런 정도의 모험과 감동 없이는 장 대표가 제1야당 대표에 걸맞은 스피커로 인정받기 어렵다. 공소취소 특검 등 여당을 비판할 소재가 잇따라 등장하던 때에도 팀 장동혁의 공격은 왠지 공허했다.
이 모든 일이 장 대표 결단만으로 될 일이 아니라는 건 사안을 좀 복잡하게 만든다. 우군인 당권파나 이른바 물밑 실세 그룹인 ‘언더 찐윤’ 의원들도 사퇴 결정을 수용해야 하고, 경쟁자인 친한계 역시 사퇴 과정에 장 대표를 궁지로 모는 일은 절제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결단에 앞서 정파 간 물밑 사전 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 어지간한 정치력으로는 풀기 힘든 고차원 방정식이다. 장 대표의 선택이 이번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이런 기회가 아무에게나,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다.
김승련 논설위원 srkim@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3 hours ago
1
![[사설] 보유·양도세 동시에 올리는 文정부 정책 실패 되풀이하나](https://www.chosun.com/resizer/v2/FEXUIE5MDFIZXOANUON5E74MT4.jpg?auth=fb44ef0d76fc9d966db7b3f4a8a671c2602d650c4346588ab6c092c4625a1ea0&smart=true&width=720&height=865)
![[사설] 쿠바 대개혁은 美 제재 때문인데 “대북 제재 무용”이라니](https://www.chosun.com/resizer/v2/FZTXY6YCFZGOBLJNR7OWOQAY4M.jpg?auth=93321f46b50427c68564575ad9b95ebc69b2962396e40888c445dc2409478822&smart=true&width=614&height=461)
![[팔면봉] 국힘,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張 대표, 후보자 당선 위해 혼신 다해”. 외](https://it.peoplentools.com/site/assets/img/broken.gif)
![[사설] ‘연어·술 파티’ 위증 유죄, 이래도 민주당은 “공소취소 특검”](https://www.chosun.com/resizer/v2/UYK3HRMFZ5FALJBQMFKHTOK3ZM.png?auth=af90ec72eb528ac19bf3ccbdcaca82ec88cc5525d8507229556d0e9d6a243381&smart=true&width=1500&height=1000)
![[朝鮮칼럼] 임금의 사회적 조율, 경영계가 나서라](https://www.chosun.com/resizer/v2/YKLD5LGEZJB6RPPLQ362SJJKSA.png?auth=b42f0ce184a0b20e06fc8d8057ab7e63ce4212eb746d2ee7fe7da384691d5f62&smart=true&width=500&height=500)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318] 기술의 약속과 배신](https://www.chosun.com/resizer/v2/5XHK7PZ56NHTTKH7COJFQ4M54Q.png?auth=664876bab5cee8d9c73896a7d01b64f27386130e62bef9ae4289fdb3837c803b&smart=true&width=500&height=500)
![[사설]靑 3실장 유임, 수석급 개편… 2년 차부턴 진짜 성과 보여 줘야](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21/134153762.1.jpg)
![[태평로] 이명박·박근혜가 다시 청와대에 간다면](https://www.chosun.com/resizer/v2/6GR4MC4JAVFZ7KOWJVGOMPYYWQ.png?auth=f108a750741794e2994df7d7d051ed7d5e696dcb90a7cca3b6d22ce4cdaacdfe&smart=true&width=500&height=500)






![[G-브리핑] 컴투스, 임직원 참여형 ESG 플로깅 활동](https://pimg.mk.co.kr/news/cms/202606/11/news-p.v1.20260611.0f1bb9233318459cb7ad7f04a40a2d5c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