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환경 위한 세무조사 패러다임 대전환[기고/임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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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 국세청장

임광현 국세청장
기업들은 그동안 세무조사를 ‘국세청이 회사에 쳐들어오는 일’로 인식해 왔다. 실제로 다수의 조사요원이 기업 사무실 한편에 자리를 잡고, 수개월씩 머무르며 각종 서류를 검토하는 것이 전통적인 세무조사 풍경이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인력이 조사 대응에 매달려야 했고, 사무실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흐르곤 했다. 세무조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조사 기간 내내 멈춰 버리는 업무 시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국세청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 60년간 이어져 온 세무조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쳤다. 대전환의 출발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현장 상주 조사 최소화’다. 조사팀이 장기간 납세자 업무 공간에 머무르며 서류를 보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꼭 필요한 경우에만 현장에 방문한다. 이제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전산장부·증빙이 보편화되고, 세무 행정도 디지털화되면서 기업에 상주하지 않고도 조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도 시행 이후 착수한 정기 세무조사는 전체 조사 기간 대비 약 40%를 현장에 상주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기업 재무담당자는 “조사팀이 상주하지 않으니 평소처럼 업무를 볼 수 있어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장 상주 조사 최소화는 단순히 현장에 덜 나가는 조사 방식의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영과 영업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국세청은 더 나아가 ‘조사 시기 선택제’를 전격 시행하면서 세무조사 패러다임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에는 세무조사 사전통지를 받으면 천재지변 등 사유가 아닌 이상 무조건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이제는 주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 성격을 지니는 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기업이 신제품 출시나 결산 등 가장 바쁜 시기를 피해 3개월의 범위 내에서 조사 시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예측하기 어려웠던 조사 일정이 한층 유연하게 운영되면서 기업은 경영 일정과의 충돌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세무조사가 ‘예기치 못한 부담’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 가능한 절차’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현장 상주 조사 최소화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제의 방식으로는 내일을 맞이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세정 혁신도 이와 같다. 과거의 관행에 머무른다면 행정은 스스로 낡은 틀에 갇히게 되고, 기업 또한 성장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국세청은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세무조사 혁신을 지속하고, 적극 행정을 통해 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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