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관한 책에는 늘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사람은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니 리더는 그 과정을 지켜봐야 하고, 조급함은 결국 팀원의 학습 기회를 빼앗는다는 이야기. 너무 자주 반복돼 거의 정답처럼 받아들여지는 명제다. 그런데 막상 리더의 자리에 서 보면 안다. ‘기다림’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생각만큼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리더들은 종종 비슷한 감정을 토로한다. 기대한 속도와 실제 속도 사이의 거리에서 오는 답답함, 그리고 끝내 그 답답함을 누르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게 되는 순간. 이 감정은 특정 리더의 결함이 아니라, 책임지는 자리에 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감정이다.
이 답답함은 어디서 오는가. 리더는 각자 ‘이 정도 시점이면 이만큼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내부 기준을 갖고 있고, 그 기준이 어긋날 때 답답함이 생긴다. 문제는 이 기준이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다. 빠르게 성장해 온 리더일수록 자신의 방식과 속도를 정답으로 여기기 쉽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리더의 기준은 사람을 키우는 도구가 아니라 걸러내는 잣대로 변질된다.
그래서 인정해야 할 사실이 있다. 답답함의 상당 부분은 상대가 아니라 리더 자신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빠른 피드백이 곧 조급함은 아니다. 방향이 어긋난 채로 오래 두는 것이 정말 배려일까. 사흘 만의 피드백과 한 달 뒤의 피드백은 같은 내용이라도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전자는 성장의 기회가 되지만, 후자는 좌절이 되기 쉽다. 중요한 건 ‘언제 개입하느냐‘보다 ‘어떻게 개입하느냐’다. 결과만 지적하는 피드백은 사람을 위축시키지만, 맥락을 설명하고 다음 액션까지 함께 설계하는 피드백은 짧은 시간 안에도 큰 변화를 일으킨다.
리더가 던져야 할 질문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지금의 답답함이 일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지, 충분한 맥락을 주지 못해서인지, 역할과 기대치를 정리하지 않은 탓인지. 이 분리를 거치지 않으면 답답함은 늘 같은 결론으로 향한다. 상대가 부족하다는 결론.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그 절반쯤은 리더가 먼저 정리했어야 할 일인 경우가 많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내가 부족한가’가 아니라 ‘나는 이 답답함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다. 기다림과 피드백은 반대말이 아니다. 좋은 리더는 언제 기다리고 언제 개입해야 하는지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답답함의 화살을 먼저 상대에게 돌리지 않고, 그 감정의 출처를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일. 리더십이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그렇게 흔들리면서 다듬어 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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