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종시 국가 상징공간에 채워질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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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종시 국가 상징공간에 채워질 미래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 몰,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각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 공간이다. 세계적 관광지이자 역사와 문화, 시민의 기억이 축적된 장소로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공간은 어디일까. 많은 이들은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에서부터 지난해 ‘빛의 혁명’, 그리고 최근 세계인을 열광시킨 BTS 공연이 열린 광화문 광장을 떠올릴 것이다. 이곳은 기쁨과 슬픔, 분노와 환희, 정치와 문화가 교차해 온 공간이자 우리 사회의 집단적 기억이 켜켜이 쌓인 장소다.

그리고 이제 중앙 부처가 밀집한 세종에서도 또 하나의 상징 공간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시작된 지 20여년만이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그 중심에 있다. 두 시설이 들어설 곳은 세종시 중앙부 S생활권이다. 전월산과 원수산 남쪽에 금강을 마주한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입지다. 행정부와 입법부라는 두 축이 함께 자리 잡으면서 ‘국가 상징구역’으로 불리고 있다.

공간의 상징성은 궁극적으로 역사성에서 비롯되고, 어느 정도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설계 단계에서의 질문은 다를 수밖에 없다. 행복청은 우리 시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 위에 도시를 건설하려고 한다. 그 출발점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에서 찾았다.

이 선언을 공간 배치에 녹였다. 국가 상징구역 중앙에 시민공간을, 북쪽에는 대통령 세종집무실, 남쪽에는 국회 세종의사당을 배치해 헌법적 가치를 도시의 물리적 질서로 풀어낼 계획이다.

시민공간은 하나의 거대한 광장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완만한 언덕이 감싸는 구조로 계획됐다. 이 가운데 하나의 언덕은 의도적으로 비웠다. 바람이 흐르는 통로이자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열린 공간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나머지 언덕은 전시·교육·공연·휴식이 어우러지는 문화 플랫폼 기능을 맡는다. 공간은 앞으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구체화할 예정이다.

국가 상징구역은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 전통의 ‘산수(山水)’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지형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하천과 도로의 흐름,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까지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노력이 곳곳에 반영됐다.

공간은 건축물과 구조물로 만들어지는 물리적 차원인 동시에 삶과 역사를 담아내는 살아 있는 역사다. 조선의 권위를 상징하던 경복궁과 주작대로가 시대의 흐름 속에서 21세기 시민의 공간으로 변모했듯 세종의 국가상징구역도 이제 그 서사를 시작하려고 한다. 공간은 결국 사람과 닮아있다. 시간 속에서 성장하고, 기억을 쌓으며, 의미를 얻는다. 세종의 국가 상징구역 역시 그러한 과정을 거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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