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됐다. 유예 종료 후 ‘매물이 잠길 것이다’라는 언론 보도와 시장 우려가 적지 않다. 그 논리의 저변에는 매물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다각적인 요인을 간과한 것이다. 단편적인 통계의 단기 변동에만 의존하면 자칫 시장 상황을 왜곡해 해석할 수 있다.
먼저 매물의 많고 적음이 곧 집값의 상승 또는 하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흔히 매물이 많으면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시장 수요에 맞지 않는 매물은 거래량과 거래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컨대 2022년 하반기에는 매물이 줄었어도 집값이 내렸다. 이번에도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서 다주택자가 내놓는 매물이 줄어들 수 있지만, 양도세 부담으로 1주택 이상 보유하려는 수요도 동시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 변화에 대한 고민 없이 매물 감소가 집값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둘째, 단기적인 통계 변화와 함께 장기적인 거시경제 여건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중동 전쟁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 역시 높아졌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달 초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신규 취급액 기준 연 4.34%로 작년 동월 대비 0.36%포인트 상승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과도한 유동성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도 향후 주택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요소로 보인다.
셋째,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세제, 금융 규제와 더불어 ‘9·7 대책’ 등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에서 토지 보상이 거의 완료돼 착공과 분양이 본격화하는 시기다. 착공과 분양 이후 공사가 진행 중인 물량도 많다. 이는 조만간 준공과 입주로 이어진다. 1990년대 초 1기 신도시 공급 당시에도 경험했듯이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 주택시장은 구조적인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시장은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결국은 수급 논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 증가로 일시적인 매물 감소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거래 절벽의 심화’로 확대 해석할 일은 아니다. 양도세 중과 전 늘어난 매물 및 거래량이 감소하는 기저효과를 고려하지 않으면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주택에서 거주하는 평균 기간은 8.4년이다. 집은 바로 사고파는 재화가 아니라는 뜻이다. 단기 매물 변화에 의존하지 말고 정부의 공급 대책과 시장의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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