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대학 풋볼 챔피언십 우승팀은 누가 될까?”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챗봇인 ‘그록’에 물었다. 오랜 침묵 끝에 답변이 나왔다. “예측 불가능합니다.” 머스크가 자랑하던 AI 추론 능력은 어디로 간 것일까. 머스크가 세운 AI 기업인 xAI는 최근 그록이 자신을 ‘메카히틀러’라고 부르며 혐오 발언을 쏟아낸 여파로 휘청이고 있다. 회사 측은 “특정 사용자가 그록이 그렇게 답하도록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AI 기업의 자금 조달법
광고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영입한 린다 야카리노 X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를 떠났다. AI가 있는데 매출이 왜 중요한가? 최근 xAI는 벤처캐피털(VC)과 스페이스X로부터 기업가치 1130억달러로 평가받으며 50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AI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전까지 VC와 전기 소비자가 AI 기업을 위해 비용을 내고 있다. 이 돈은 AI 기업이 이용하는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업체로 흘러간다.
미국 13개 주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PJM인터커넥션은 데이터센터의 전기 수요 급증으로 올여름 전기요금이 최대 20%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대망상에 빠진 술 취한 삼촌의 생활비를 대신 내주는 것과 같다. 게다가 AI 모델이 너무 많아 최종 승자를 고르는 것은 도박과 같다.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을 살펴보면 전문 도박꾼의 손실 및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를 90%로 제한한다. 분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가 여기에 신경 쓰겠나. 도박사들은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것처럼 사회를 위해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실질적 가치가 전혀 없는 암호화폐 거래자에게도 같은 법 조항이 적용되는지 궁금하다.
지난달 스테이블코인 회사 서클인터넷그룹은 주당 31달러로 상장했다. 이 회사의 암호화폐 USDC는 달러로 표시된 유동성이 매우 높은 자산이다. 코인 가치가 미국 달러와 1 대 1로 보장된다. 서클은 여행자 수표나 부도 수표 발행과 같은 방식으로 이자를 거둬들인다. 이는 연간 23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지나치게 고평가된 은행 주식과 같은 존재가 됐다.
또한 AI 기업 팰런티어 주식도 매출 대비 102배, 순이익 대비 423배로 비싸게 거래된다.
거품 낀 시장칼럼
팰런티어는 훌륭한 회사지만 참으로 정신 나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다. 지난 4월 에릭 슈밋 전 구글 CEO는 “AI 혁명은 오히려 과소평가됐다”며 기이한 발언을 했다. 닷컴 붕괴 직전 “인터넷은 과소평가됐다”던 발언과 닮았다.
혹시 이것이 트럼프식 ‘펌프’인가. 최근 로빈후드는 오픈AI와 스페이스X 같은 비상장 회사 주식에 연계된 토큰화 주식을 유럽 투자자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품이 등장한 것 자체가 시장에 거품이 생겼다는 징조다.
시장은 종종 위험한 ‘더 큰 바보 이론’으로 움직인다. 이는 현재 주식이 아무리 고평가됐다고 해도 더 높은 가격에 사줄 바보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미다.
원제 ‘Grok, Stocks and Jo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