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극장가에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하며 흥행 경쟁에 돌입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대체공휴일인 6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는 가족 단위 관객을 끌어들일 절호의 기회, 말 그대로 '대목'인 셈. 신작들과 기존 흥행작들의 공세로 오랜만에 특수를 누리게 될지 주목된다.
◆ 마동석표 오컬트 액션, 통할까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이하 거룩한 밤)와 '파과',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썬더볼츠*'가 지난 4월 30일 나란히 개봉했다.
영화 '부산행', 신과 함께'로 쌍천만, '범죄도시' 시리즈로 트리플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충무로 공식 '흥행불패'로 거듭난 배우 마동석의 등판에 영화계는 흥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마동석이 제작하고 주연한 영화 '거룩한 밤'(임대희 감독)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 영화다. 손익분기점(BEP)은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이다.
'거룩한 밤'은 개봉 전부터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동석은 이 작품에 대해 "극장에서 봐야 더 재밌는 영화"라며 "사운드와 타격감에서 '좀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혜영 존재 자체가 예술…압도적인 카리스마
마동석과 전면전을 선포한 이는 63세의 배우 이혜영이다.
구병모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한 '파과'에서 이혜영은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 역을 맡아 조각을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를 연기한 김성철과 높은 에너지의 액션을 선보여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백발의 킬러 역을 맡은 이혜영은 그야말로 투혼의 연기를 보였다. 할리우드에 '테이큰'의 리암 니슨이 있다면 한국엔 '파과'의 이혜영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혜영은 "러닝만 하면 정형외과에 갈 정도"라며 촬영 중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충무로에서 희귀한 여성 서사 작품이라는 말에 그는 "여성 서사라는 걸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없다. 여자라고 이름이 지어지면 그때부터 선입견이다. 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 MCU 심폐 소생할까
마블 신작 ‘썬더볼츠*’까지 가세하면서 극장가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들이 예전만큼의 대중적 흥행을 거두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유럽 프리미어 이후 주요 외신으로부터 호평이 이어지며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이 작품은 어벤져스가 부재한 상황에 MCU의 안티히어로들이 팀을 이뤄 예측 불가의 팀업과 새로운 서사를 펼칠 예정이다. '윈터 솔져', '어벤져스' 시리즈로 서사를 쌓은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를 중심으로 옐레나(플로렌스 퓨), 레드 가디어(데이빗 하버),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 태스크마스터(올가 쿠릴렌코), 고스트(해나 존 케이먼)까지 다른 과거와 개성을 지닌 별난 히어로들의 주인공이다.
연출은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을 휩쓴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맡았다. 그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속 장도리 액션과 같은 느낌의 장면이 한 가지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영화에서는 그림자가 또 하나의 테마로 작용하는데요. 그 안에서 영감받은 액션 장면이 구현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하츄핑 흥행 계보 이을까…'치링 치링 치리링'
어린이 공주님들을 극장가로 불러들일 인기 IP 시크릿 쥬쥬의 첫 극장판 '시크릿쥬쥬 마법의 하모니'가 5월1일 개봉한다.
'시크릿쥬쥬 마법의 하모니'는 위기에 빠진 선샤인빌을 구하기 위해 별의 여신 쥬쥬와 친구들 그리고 별의 보석 쥬비쥬들이 펼치는 모험을 담은 마법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시크릿쥬쥬는 대한민국 대표 완구 캐릭터 콘텐츠 전문기업의 대표 IP로, 완구 사업으로 시작해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뮤지컬,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주 타깃인 여아동부터 MZ세대, 키덜트까지 전 세대에게 사랑받았다.
2012년부터 13년간 사랑받은 시크릿쥬쥬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첫 극장 개봉작인 ‘시크릿쥬쥬 마법의 하모니’는 쥬쥬와 친구들의 신나는 무대와 환상적인 마법, 빛나는 우정과 용기에 대한 메시지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시크릿쥬쥬의 개봉을 축하하기 위해 쥬쥬 무대인사가 연휴 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개봉일인 1일부터 7일까지 영화 관람객들에게 소장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여신 왕관 머리띠도 증정할 계획이다.
한편 신작들이 5월 황금연휴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근 박스오피스 1위인 영화 '야당'(황병국 감독)을 넘어야 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야당'은 개봉 15일 만에 누적 관객 176만 명을 돌파, 지난 4월 29일 박스오피스 점유율 53.7%로 1위를 유지했다.
여기에 인기 게임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까지 흥행 경쟁에 가세하면서 극장가의 판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