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권형]재보선 출마, 텃밭이냐 험지냐…국민은 결과보다 도전 평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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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정치부 기자

조권형 정치부 기자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원외 중량급 인사들의 출마 지역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코미디쇼 ‘SNL 코리아’에서 “국아, 나 동훈인데 쭈뼛거리고 도망 다니지 말고 우리 만나자”고 했다. 조 대표는 이틀 뒤 라디오에서 “제가 선택하고 난 뒤에 한 씨가 오면 대응해 주겠다”고 맞받았다.

현재 재보선 지역은 최소 8곳이 사실상 확정됐다. 인천 계양을과 연수갑, 울산 남갑,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과 안산갑,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과 함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 승리가 유력한 전재수 의원의 부산 북갑까지다. 여기에 각 당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승리하는 의원의 지역구 네다섯 곳이 추가될 수 있다.

재보선 지역구의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났지만 한 전 대표와 조 대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출마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조 대표는 “4월 중순 전에는 발표하겠다”고 했고 한 전 대표는 “(재보선 대상 지역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이들 앞에 놓인 정치적 과제를 고려하면 고심이 길어지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 활로 찾기, 한 전 대표는 보수 재편 경쟁, 송 전 대표는 친명(친이재명)계 내 역할 정립 등이 과제다. 세 정치인 모두 이번에 원내에 입성해야 정치적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재보선 대상 지역 미정을 이유로 들면 4월 말까지도 결정을 유보할 수 있다. 민주당 서울 경선은 4월 19일, 국민의힘 대구 경선은 4월 26일에야 마무리되며 의원직 사퇴로 재보선 지역구가 최종 확정되는 건 4월 30일이다.

다만 판이 깔린 상황에서 결정을 미룰수록 유불리를 따지는 눈치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 서로 신경전만 벌이다가 맥 빠지게 막판에 텃밭 출마를 택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조 대표는 전북행, 한 전 대표는 대구행, 송 전 대표는 광주행 등이 거론되는 것. 텃밭에 출마하면 당선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감동을 주기 어렵고 정치적 자산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수 있다. 2022년 재보선 당시 안철수 전 의원이 원외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이 아닌 경기 성남 분당갑을 택한 바 있다. 안 의원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으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반면 험지 출마는 결과와 무관하게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승리하면 동력을 얻고, 패배하더라도 상징성이 남는다. 조 대표가 고향이자 조국혁신당 창당 선언을 한 부산에서 출마하면 여권 대선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팬임을 강조해 온 한 전 대표는 부산의 유일한 민주당 지역구인 북갑이 공성의 무대가 될 수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민주당 김상욱 의원의 후원회장인 송 전 대표가 ‘노동자 도시’이자 김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남갑 수성에 나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유권자가 평가하고 기억하는 것은 선택의 명분이다. 안전한 당선보다 명분 있는 도전이 ‘큰 정치’의 발판이 될 것이다. 지금도 험지행 의지 표명은 가능하다. 이번 선거의 ‘신스틸러’가 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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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정치부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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