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가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은 ‘세기의 빅매치’의 승자는 미국이었다.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타줄리아 아이스하키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미국이 연장전 끝에 캐나다를 2-1로 꺾고 이번 올림픽의 마지막 116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미국엔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 이후 46년 만의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금메달이자, 1960년 스쿼밸리 대회를 포함해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이번 경기는 양국의 정치·경제적 관계와 맞물려 ‘관세 더비’로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캐나다 51번째 주 편입’ 등의 발언을 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맞대결이 성사되면서다. 지난해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과 캐나다 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주최 국가대항전에선 양국 선수들이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날 경기는 단순히 금메달을 둔 경쟁을 넘어 양국의 자존심 싸움이 됐다. 앞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 역시 미국과 캐나다의 ‘1차 관세 더비’로 치러졌으며, 여기서도 미국이 승리했다.
NHL 스타들로 명단을 채운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미국은 1피리어드 시작 6분 만에 맷 볼디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캐나다는 2피리어드 종료 1분 40여 초를 남기고 케일 머카의 동점 골에 힘입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3피리어드가 끝날 때까지 균형이 깨지지 않으며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전 시작 1분 41초 만에 잭 휴스가 ‘골든 골’을 터트리며 미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 대회 전까지 캐나다와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7차례 맞붙어 스쿼밸리 대회 때만 이겼던 미국은 66년 만에 결승전에서 캐나다를 잡고 정상에 올라 더 큰 기쁨을 누렸다. 역대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최다 우승국(9회)인 캐나다는 이번엔 미국의 벽에 막히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직후 백악관 공식 SNS 계정은 미국을 상징하는 흰머리수리가 캐나다 거위를 제압하는 이미지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우리 미국 아이스하키팀 축하한다. 금메달이다. 와우!”라고 승리를 축하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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