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비핵심 계열사를 털어내면서 몸집을 줄이는 데 한창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은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경영 효율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는 이달 기준 116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31곳 줄어든 셈이다. 1년 9개월 만에 20% 이상 계열사를 털어냈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이 논란이 됐던 2021년(153곳)보다는 37곳 감소했다.
카카오는 202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계열사를 과도하게 늘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는 국정감사장에서 계열사 확장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관해 "일부는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일부는 지분 매각에 대한 얘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듬해 4월 김성수 당시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연말 안으로 계열사 30~40곳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계열사는 정작 10곳 더 늘어났다.
카카오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핵심 사업으로 분류되지 않는 계열사들을 본격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김 위원장과 그의 친족 소유 법인 3곳(케이큐브임팩트·오닉스케이·뉴런잉글리쉬)가 계열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1월엔 김 위원장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임팩트'도 청산했다. 김 위원장 동생 김화영씨가 운영한 개인회사 '오닉스케이'도 정리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일부 AI 사업 조직을 본사로 통합했다. 카카오브레인 잔존법인은 카카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과 합병됐다. 같은 해 12월엔 카카오 자회사를 관리·운영하던 다음글로벌홀딩스를 본사로 흡수 합병했다.
씨엑스알랩, 세나테크놀로지, 진화 등의 계열사도 최근 3개월 사이 모두 정리됐다.
카카오는 계열사를 줄이는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면서 경영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