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쇼케이스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이들 오셨어요?"
배우와 가수, 작곡가, 예능인이 한 무대에 섰다. 장르와 직함을 내려놓고 밴드라는 이름으로 뭉친 아묻따밴드가 12일 첫 디지털 싱글 '알고 있잖아'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정식 데뷔를 알렸다.
멤버는 홍경민 리더 겸 베이스, 조영수 키보드, 차태현 객원 보컬, 전인혁 기타, 김준현 드럼, 조정민 피아노. 지난달 KBS2 '불후의 명곡' 배우 특집에서 결성과 동시에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리더 홍경민은 "개인적으로 이렇게 많은 분을 본 건 군대에서 제대하던 날 이후 처음"이라며 "평소 못 느끼던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20살 때 가수 되기 전 극장에 가면 설레고 묘한 기분이 있었는데 지금이 딱 그렇다"며 "좋은 멤버들을 만나 뜻하지 않게 큰 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SNS에 남긴 "스무 살 시절이 생각나 도파민이 돈다"는 글이 과장이 아니었다는 듯했다.
김준현은 "무지 기분이 좋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어 감개무량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드러머로 무대 앞에 선다는 게 설레고 떨리는 일이다. 40대 중반에 형, 동생들과 함께하니 신나면서도 마지막엔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조영수는 "고등학교 때 처음 음악을 하던 기분"이라고 했고, 전인혁은 "20년 넘게 활동했지만 데뷔하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꼈다.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객원 보컬 차태현은 특유의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그는 "무슨 일이냐.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 왜 오셨는지 궁금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얼떨결에 이 자리에 있지만 아묻따밴드 덕분에 음원이 하나 생겨서 너무 고맙다. 쇼케이스를 왜 해야 하나 했는데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몰랐다. 아이돌도 아닌데 신기하다"고 했다.
잠을 설쳤다는 멤버들의 말에 그는 "정식 밴드 멤버와 객원 보컬은 입장이 다르다. 저는 8시간 반 푹 잤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경민은 "차태현은 계획적으로 진행하면 부담스러워한다. 투덜대지만 제일 열심히 한다"고 받아쳤다.
밴드 결성 배경에 대해 홍경민은 "오랫동안 동료들과 밴드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며 "뜻이 맞는 멤버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준현과 의기투합해 시작했고, 조정민과 전인혁을 영입했다.
조영수는 "통화를 하는데 뭐 하고 왔느냐고 물었더니 밴드를 했다고 하더라. 홍경민의 설레는 목소리를 듣고 고민도 없이 합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경민은 "조영수는 상상도 못 했던 멤버"라며 "우리끼리 곡을 만들었어도 이런 곡이 나왔을까 싶다"고 했다.
13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알고 있잖아'는 스타디움 팝과 록이 어우러진 사랑의 세레나데다. 숨이 차도록 달려가서라도 사랑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조영수가 작곡을 맡았고, 멤버 전원이 릴레이 방식으로 작사에 참여했다.
조영수는 "떼창하기 좋은 곡이다. 한 소절씩 돌아가며 가사를 쓴 건 처음이었는데 재미있었고 완성도도 좋았다"고 말했다. 조정민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벅차올랐다. 첫사랑에게 달려가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객원 보컬 체제에 대해 홍경민은 "전문 가수보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함께해도 좋다"고 했다. 차태현은 "비밀 병기가 또 있다"고 했고, 홍경민은 "배우"라고 귀띔했다. 이름이 두 글자인 배우로 좁혀졌고, 장혁으로 추정됐다.
김준현은 "보컬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기성 가수가 하면 직장인 밴드 느낌이 안 날 것 같아 보컬은 지인 찬스를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홍경민은 "근데 장혁 씨가 색깔이 확실하다"라며 "무슨 노래를 불러도 추노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그만의 감성이 독보적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울러 김준현은 "조정석 씨도 음악에 미련 많은 걸로 안다"라며 "미도와 파라솔이 레귤러 활동 안 한다면 한 2~3곡 정도 밀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묻따밴드는 구체적인 계획 대신 즐거움을 목표로 삼았다. 김준현은 "지산이나 펜타포트 같은 록 페스티벌에 서보고 싶다"며 "저희는 얼추 차비만 주셔도 간다. 무대에 서는 게 중요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홍경민은 "1년에 한 번 음원을 내야 한다는 계획도 없다. 저희끼리 즐거우면 된다. 다 큰 성인들이 마냥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꿈"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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