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로 날아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당시 “해당 관세는 캐나다인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가격을 높여 미국 시민과 산업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 말이 맞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도 관세가 자국 기업과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는 세금이라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트뤼도 총리도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비뚤어진 결과다. 트뤼도 총리도 트럼프 관세를 수용한 셈이다. 반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관세를 연기하는 대신 군대 1만 명을 국경에 파견하기로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트뤼도 총리도 이를 교훈 삼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캐나다 국경 강화, ‘펜타닐 차르’ 임명 등 조치를 취하고 관세를 유예받았다.
관세 논쟁이 뜨거운 이유
관세 전쟁이 확산하는 것은 찬성론자와 반대론자가 같은 사안에 관해 논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론자는 관세가 상대국이 아니라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찬성론자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들은 경제학적 논쟁 대신 현실적인 불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매년 미국인 수만 명이 펜타닐로 사망할 정도로 국가 안보에 위협을 미친다고 밝혔다. 중국이 펜타닐 원료를 제조하고, 멕시코인이 펜타닐로 만든다. 또 펜타닐은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온다.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권한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폭넓게 해석한 데서 비롯한다. 불법 외국인과 마약 홍수가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법적 근거가 무엇이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사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파트너에게서 미국 제품이 더 공정한 대우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더 많은 미국 제조업을 장려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른 세금 인하 공약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 경쟁업체에서 돈을 빼앗는 방법으로 관세를 이용한다.
관세 피하려면 거래해야
멕시코와 캐나다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이 중요하기 때문에 불리한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잘 알고, 이 같은 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 있다. 멕시코의 양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도구로 사용해 무언가를 얻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운하를 무력으로 되찾겠다고 위협한 후 파나마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파나마는 중국 ‘일대일로’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종류의 압박은 ‘핵 독트린’과도 비슷하다.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모두가 패배한다.
트럼프 관세 위협이 특별한 이유는 다른 분야의 시장 자유화와 상반된다는 점이다. 무역을 제외한 트럼프 경제 정책은 세금을 낮추고, 에너지 부문을 활성화하고, 규제를 줄이고, 정부로부터 경제를 해방시켜 미국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셰인바움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관세가 ‘거대한 치킨 게임’이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에 일단 관세를 피할 수 있었다.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래를 하는 것이다.
원제 ‘Donald Trump’s Mexican Tariff Stando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