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자국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해 1090억유로(약 163조2482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AI에 필요한 세계적인 전력 수요를 고려,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제안했다.
인공지능(AI) 발전에 대응해 인간의 통제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AI 정상회의'가 10~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AI는 무엇보다도 강력한 혁명이고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진보”라며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대규모 투자로 프랑스가 주요 AI 업체들과 함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미국·중국 등 세계 각국의 AI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프랑스 정부 차원 신속한 투자를 예고했다.
투자금은 AI 필수 인프라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활용한다. 프랑스 르몽드는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AI 펀드 'MGX'가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의 투자금 중 500억유로는 UAE, 200억유로는 캐나다 투자회사 브룩필드에서 유치했다.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구축' 토론 세션에서 AI 개발과 서비스에 필요한 전력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없이는 AI 활용도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했다.
유 장관은 “연구에 따르면 AI 시스템으로 전력 소비가 최대 1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세계 AI 시스템이 한 국가 전체의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자원의 한계는 세계적 과제”라며 “이번 정상회의가 지속 가능한 AI에 중점을 두는 만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우리나라의 노력도 공유했다.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와 이에 특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향후 활용 계획을 설명했다. 정부는 민간 부문과 함께 설립할 '국가AI컴퓨팅센터'를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 기반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또 AI의 균형 잡힌 개발을 위해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기본법 제정 사실을 소개했다.
범용 AI(AGI) 등 AI 기술 발전으로 10년 내 AI가 사람의 위대한 성과를 전폭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사람과 맞먹는 수준의 AGI 등장을 예고, “앞으로 10년 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AI 사용 비용이 1년마다 10분의 1로 줄어들고 있어 AI가 더 확산하고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AGI 등장까지 5년이 안 남았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AI 정상회의는 2023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첫 회의는 영국 런던, 두 번째 회의는 서울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를 주최한 프랑스와 인도는 윤리적이고 민주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AI를 어젠다로 제시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