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핵심은 컴팩트함, 정밀함, 미니멀리즘임을 느꼈음, 셸 프롬프트의 각 문자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임, 그런데 이 기호들을 그대로 시계 화면에 복사하는 건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의 정신과 완전히 반대 방향임 이 프로젝트는 정말 멋지다고 생각함, 하지만 #:~$ 프롬프트 선택은 조금 이상함이 느껴짐, 시계 화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만큼 길기 때문임, 그리고 # 기호는 일반적으로 루트 셸에서 사용되는 걸로 알고 있음, $와 함께 쓰인 건 본 적 없었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프롬프트는 TV쇼 Lost에 나오는 Swan 컴퓨터에서 나온 >:임, 초기 애플 컴퓨터에서도 썼는지는 모르겠음 직접 설정하거나, https://github.com/zsteig/.watch에서 포크해서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을 것 같음 출력에 대해선 ./t보다는 date +whatever처럼 date 커맨드의 인자를 쓰는 게 훨씬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임, 공간만 충분하다면 더 좋음 하드웨어 디자인은 정말 훌륭함, 하지만 워치페이스 디자인은 아쉬움, 리눅스를 처음 접하고 푹 빠졌던 13살 때 내가 만들었을 만한 가짜 터미널 인터페이스 느낌임 모두가 왜 이렇게 혹평하는지 잘 모르겠음, 나도 그 시절이었으면 정말 좋아했을 것 같음, 레트로 스타일 Casio 커뮤니티는 이런 레트로 퓨처 감성을 즐기기 때문에 결국 취향의 문제인 듯함 하드웨어 디자인을 칭찬했는데, 실제로 쓸 때 뒤에 돌출된 나사가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임, 왜 카운터싱크(홈이 파인) 처리가 안 되어 있는지 궁금함, 아니면 오로지 전자 회로부만 좋게 봤던 건지 묻고 싶음 보기에는 괜찮다고 생각함, 디지털 방식에 정적인 화면이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음, 사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화면이 뭔지 알아보기도 힘들 거라 느낌 쿼츠 시계 속 전자회로가 노출된 디자인을 좋아한다면, Accutron의 몇몇 시계를 추천하고 싶음: https://www.hodinkee.com/articles/introducing-accutron-314, 그랜드 세이코의 쿼츠 무브먼트도 아름답게 마감되어 있음, 다만 평소에는 잘 안 보이지만 링크로 감상 가능함 Accutron과 튜닝 포크 시계류는 정말 놀라움, 360hz로 진동하는 튜닝 포크 덕분에 독특한 소리와 진동이 있고,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초침을 볼 수 있음, 입문자라면 순수 Accutron보다는 ESA 9162나 ESA 9164를 추천함, 내구성이 살짝 더 좋고 가격도 훨씬 저렴함, 다만 문자판이 노출된 건 아님 요즘 imgur는 슬퍼짐, https://help.imgur.com/hc/en-us/… 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녹색 PCB가 너무 평범해서 아쉬웠음, 요즘은 투명 솔더마스크로 구리 패턴 자체를 강조하는 제조사도 있음, 깔끔한 PCB 레이아웃이면 진짜 멋지게 연출 가능함 최근에는 완전히 투명한 경성 PCB 제작도 가능해짐, https://pcbway.com/blog/News/…, 다만 그라운드(접지) 처리가 어려워지고, 그만큼 PCB 자체의 미적 설계가 더 중요해짐 참고로 투명 솔더마스크 PCB는 링크에서 보듯 가격이 9배 정도로 올라감 만약 이름처럼 "많은 쿼츠 시계들이 전자부품을 숨기려고 하는데, 오히려 이를 드러내자는 디자인 컨셉"이라면, 내가 만든 이 시계가 오히려 컨셉에 더 충실하다고 생각함 https://blog.jgc.org/2022/12/… 이런 시계를 skeleton watch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됨 https://en.wikipedia.org/wiki/Skeleton_watch 굉장히 인상적이었음, 무언가에 푹 빠져 익숙하지 않은 툴링을 배우고, 직접 손에 쥘 수 있는 걸 만들어내는 이런 프로젝트를 정말 좋아함 디자인이 훌륭하다고 느낌,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시계보다 더 큰 디지털 시계를 원해온 입장임, 원하는 걸 찾기 힘들어서 직접 만들어볼까 고민하고 있음, 케이스는 손목 기준 60mm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함, 최근 Casio G-Shock GA-010을 샀는데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음(52mm), 디지털 시계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산만함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문서도 따로 정리 중임 Wear OS용 Termux를 누군가는 꼭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함, 찾아보니 이미 만들어놓은 사례가 있었음 https://www.reddit.com/r/termux/comments/nl0rex/termux_on_wearos/ 예전에 사용했던 가장 멋진 시계는 TV 제작갤러리에 있던 5만 달러짜리 시계였음, 건물 전체에 시간 신호를 보내는 역할이었고, 1U 랙에 들어가서 백업 시계랑 서로 통신함, 이 시계들은 노트북 RS232 포트로 텔넷 연결을 해야만 현재 시각을 볼 수 있었음, 노트북에 시리얼 포트가 사라지면서 점점 보기 힘들어졌지만, GMT/BST 전환마다 수동으로 접속해서 세팅해야 했음Hacker News 의견
https://i.imgur.com/sJXfmg1.jpeg
https://i.imgur.com/BucSW15.jpeg
https://i.imgur.com/xVd04BM.jpeg
https://i.imgur.com/wuRSif1.jpeg
예시: https://hackaday.io/project/…
근처 대학에서는 시계 제작 전공이 인기라 학생들이 오히려 실용성을 버리고 기계장치 위주로 황당한 시계를 만드는 게 자랑이었음, 심지어 시침만 있는 시계도 자주 만들었음
이번 시계 컨셉도 좀 더 스타일리시한 '무용성'을 추구하면 더 특색 있게 완성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함, 예를 들어 구형 PC에서 쓰던 리본 케이블을 스트랩으로 쓰고, 이걸로만 모드/세팅이 가능한 식이면 재미있을 것임
화면 터미널 스타일은 개인적으로 '시간'은 뭔가를 측정할 때, 'date'는 날짜를 얻을 때 터미널에서 치는 명령이라 좀 과한 느낌임, 오히려 8비트 시절 OG 폰트에 깜빡이는 커서, 그리고 구형 타자기에서 쓰던 한 줄짜리 LCD 화면이 더 어울릴 것 같음
모드 변경도 DIP 스위치를 써도 재밌을 듯함, 결국 CASIO가 실용성은 최고고, 계산기 시계로도 미적인 90%를 커버할 수 있음, 근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시계 제작이 가진 창작의 어려움과 시간을 정확히 맞추는 과정을 즐기는 게 포인트임
정말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무엇보다 자신의 작품을 공개해서 나 같은 '온라인 전문가'들이 마음껏 비평할 수 있게 해줘서 최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