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업무에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AI에 일을 맡기는 조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단순·반복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임직원은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게 핵심이다.
김인수 SK텔레콤 AI 보드(Board) 팀장은 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한경 AX 서밋'에서 SK텔레콤이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전환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한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한 '2026 대한민국 AX 대상' 시상식과 함께 열렸다. 한경닷컴과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후원했다.
단순 도입 넘어 '위임'으로
김 팀장은 SK텔레콤의 AX를 '도입에서 위임으로'라는 말로 요약했다. 과거에는 얼굴인식, 에이닷, 에이전트 플랫폼처럼 모델과 서비스를 만드는 일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사람과 시스템,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기술을 도입한다고 사람이 자동으로 바뀌진 않는다"며 "혁신의 성과는 사람과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좋은 AI 도구를 제공하거나 사용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다. 실제 변화는 '무엇을 어떤 AI에게 맡길지' 정하는 데서 시작되고, 성과는 사용 횟수가 아니라 문제 해결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AI 전담 조직이 모든 답을 가져다주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실제 문제는 현장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AI 조직이 해주겠지'라는 인식이 '내 업무에 적용해보고 싶다'로 바뀔 때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에게 일 시키는 능력
SK텔레콤은 AI 네이티브 기업을 단순히 'AI 도구를 많이 쓰는 회사'로 정의하지 않았다.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도록 회사를 다시 설계한 조직을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봤다.
이를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는 'AX 리더십'을 제시했다. AX 리더십은 AI에게 일을 시키는 능력이다.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개인 차원의 AI 리터러시를 넘어, AI를 활용해 조직 성과를 내는 실행 역량에 가깝다.
AX 리더십은 문제정의력, 위임 판단력, 결과 검증력으로 구성된다. 문제정의력은 AI에게 맡길 일을 명확히 쪼개는 능력이다. 위임 판단력은 사람이 해야 할 일과 AI에 맡길 일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결과 검증력은 AI가 만든 산출물을 평가하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축적하는 능력이다. 김 팀장은 이를 각각 '일의 인수분해', '위임의 경계', '재사용의 자산'으로 설명했다.
AXMS로 현장 과제 지원
SK텔레콤은 AX 성과가 인프라나 모델, 서비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는 출발선이고, 실제 성과는 워크플로(업무 흐름)와 조직 운영 방식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체계가 'AXMS'다. AXMS는 현장의 아이디어가 실제 과제로 이어지고, 다시 회사의 학습 자산으로 축적되도록 돕는 운영 시스템이다. 기획, 교육, 개발, 관리, 공유 등 AX 과제의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지원한다.
AI Board가 직접 지원하는 'AX LIGHT HAUS'도 운영한다. 구성원 아이디어가 실제 과제로 들어간 뒤 데이터, 권한, 도구, 업무 흐름 등에서 막히는 지점을 찾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잘된 사례보다 막혔던 지점을 꼼꼼히 기록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가이드로 만드는 방식이다.
학습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EBB AX CLUB'은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업무 문제를 AI로 풀어보는 상시 개방형 프로그램이다. 'Show & Tell'은 한 달에 한 번 업무상 불편 지점을 공유하고 AI 솔루션을 적용한 뒤 피드백을 전사에 배포하는 자리다. 'AX LAB'은 과제 수행 과정에서 막히는 지점을 코칭하고 병목 사례를 자산화한다.
SK텔레콤은 AI 네이티브 전환 단계를 두 가지 질문으로 나눴다. 첫 단계는 '모두가 한 번 해봤는가'. 다음 단계는 '진짜 도움이 됐는가'다. 단순한 사용 경험을 넘어 실제 업무 문제 해결로 이어졌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김 팀장은 "AX의 승부는 모델이 아니라 회사에서 갈린다"며 "중요한 것은 모델의 속도가 아니라 조직의 학습 속도"라고 역설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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