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이성이 아니라 이익에 호소하라. 인센티브는 사람들의 행동과 믿음을 정당화하는 연료다.”
모건 하우절의 저서 <불변의 법칙>에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시선이 자연스럽게 내 일로 옮겨갔다. 인적자원(HR) 관리라는 역할은 하루에도 여러 번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 구성원을 설득하고, 리더를 설득하고, 때로는 경영진을 설득한다. 제도 하나를 도입할 때도, 평가 방식을 바꿀 때도, 근무 제도를 변경할 때도 결국 필요한 것은 ‘동의’다. 돌이켜보면 나는 꽤 자주 이렇게 말해 왔다. “이게 더 합리적입니다”라고 하거나 “조직 전체 관점에서 더 좋은 방향입니다”라고 말이다. 논리는 단단했고, 데이터도 준비돼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스스로 질문하게 됐다. 나는 정말로 상대의 ‘이익’에 대해 말하고 있었을까.
조직 전체의 명분은 이야기했지만, 정작 설득 대상자의 이익은 충분히 번역해 주지 못한 건 아닐까. 구성원에게는 이것이 어떤 성장 기회가 되는지, 리더에게는 팀 운영에서 어떤 여지를 마련해 주는지, 경영진에게는 어떤 리스크를 줄이고 어떤 가치를 높이는지 말이다. 같은 제안이라도 상대에 따라 이익의 언어는 달라져야 한다.
사람은 순수한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행동할 수 있는 이유가 생길 때, 그 행동을 정당화하는 믿음이 뒤따라온다. 그래서 “인센티브는 행동과 믿음을 정당화하는 연료”라는 책 속 표현이 유난히 오래 뇌리에 남았다. 여기서 인센티브는 꼭 금전적 보상만을 뜻하지 않는다. 인정, 자율성, 성장 기회, 영향력, 안정감 등 이 모두가 사람의 행동을 촉발하는 이익이다.
그렇다면 설득의 언어가 달라져야 한다. “이 제도는 회사 전체에 필요합니다”가 아니라 “이 제도를 통해 당신은 이런 선택지를 얻게 됩니다”로, “조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입니다”가 아니라 “이 변화로 당신의 팀은 이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로 바뀌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게 있다. 이익을 좁게 정의하면 오히려 조직이 분절된다. 단기 보상에만 호소하는 설득은 협력을 끌어내는 듯 보이지만, 결국 각자의 이익 계산만 정교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과를 연결하는 구조로 설계하면 개인의 이익과 조직의 이익은 충돌하지 않는다. 설득이 가장 자연스러워지는 순간도 바로 이 지점이다.
조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생각을 바꾸는 게 아니다. 행동할 수 있는 이유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유가 분명해지면 행동이 나오고, 행동이 반복되면 믿음이 형성된다. 설득은 명분이 아닌 이익에서 시작한다. 상대의 이익을 먼저 이해하고 설계하는 사람이 결국 조직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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