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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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톡톡]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

얼마 전, 축구 팬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 장면이 있었다.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 입단 10년 만에 마침내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이다. 손 선수는 이미 프리미어리그 통산 127골, 아시아 최초의 EPL 득점왕,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장 등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커리어를 쌓아 왔다. 그러나 소속팀인 토트넘에서는 리그나 컵대회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아 “우승을 위해서는 이적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떠나지 않았다. 해리 케인 등 절친한 동료들이 우승을 위해 팀을 떠날 때도 손 선수는 팀에 남아 헌신했다. 그리고 마침내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결실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였다. 그 장면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떠오른 문장이 있다. “기회는 결국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

필자는 인사(HR) 분야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수많은 구성원의 커리어 여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직, 승진, 중요한 프로젝트의 성공 등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기회는 늘 공정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성실히 일해 온 동료가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었고,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이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새로운 자리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노력은 정말 보상받는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손 선수의 우승 장면에서 다시금 희망을 봤다. 기회는 결국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 향한다는 사실을 확신한 것이다. 기다림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없을 때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걸까”라는 고민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커리어는 단숨에 완성되지 않는다. 차곡차곡 쌓인 경험과 태도가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오는 기회를 진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 아닐까.

손 선수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묵묵히 팀에 헌신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축적했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준비된 사람으로서 선택받았다. 우리의 일과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기회가 올까 말까’를 고민하기보다 지금 내가 그 기회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기회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성실하게 오래 일한다’는 말이 다소 식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흘러도 결코 낡지 않는 가치로 존재할 것이다. 손 선수의 우승은 그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해준 사건이었다. 우리의 커리어에도, 인생의 어느 시기에도 유효한 교훈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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