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AI 시대 '성실함'의 정의

1 month ago 15

[MZ 톡톡] AI 시대 '성실함'의 정의

한 시대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은 늘 변화한다. 그 시대를 현실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뿐이다. 정치 엘리트의 영역이던 활자가 인쇄술 덕분에 대중에게 확산하며 시대를 바꿨듯 몇 번의 역사적인 대변화를 거쳐 우리는 인공지능(AI)의 물결 속에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유튜브로 검색한다”는 말이 낯설었지만 이제 Z세대에게 검색 수단은 포털 사이트뿐 아니라 영상 플랫폼이 ‘당연하게’ 포함된다.

흥미로운 패러다임 전환 중 하나는 부지런함과 효율성에 대한 인식 변화다. 기계 발전이 빨랐던 산업화 시대에는 오래,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는 것이 성실함의 상징이었고, 효율을 찾는 사람은 꾀를 부린다고 여겨졌다. 그 시절에는 ‘시간=생산성’의 등식이 성립했다.

그러나 AI 시대에 접어들며 생산성과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과거에는 누가 얼마나 반복 작업을 성실히 하는가가 중요했지만 오늘날에는 창의성과 효율적인 자원 활용이 핵심이 됐다. 불필요한 회의와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이고 AI로 업무를 자동화하는 능력은 더 이상 태만이 아니라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으로 인정받는다. 회사 막내의 주요 업무이던 회의록 정리는 AI가 5초 안에 핵심 내용과 실행 항목까지 정리해준다.

과거에는 성실하지 않게 보이던 행동이 이제는 혁신적인 업무 방식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2023년 딜로이트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AI와 머신러닝이 노동 생산성을 37% 향상시킬 것”으로 분석했는데 우리는 예상보다 빠르게 그 시대에 도달하고 있다. 업무 영역은 물론 일상에서 정보를 얻을 때도, 심지어 대화를 나눌 친구가 필요할 때도 많은 이가 AI를 활용한다.

AI가 일상과 업무 전반에 깊이 관여하며 일어나는 급속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그 속도만큼이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예전 방식에 안주하며 새로운 흐름을 무분별하게 경계하는 태도보다는 옛것을 지키려는 관성과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용기 사이의 균형과 유연함이 필요하다. 앞으로 성실함의 정의는 단순히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지혜롭게 활용하고 새로운 도구를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으로 정립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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