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플랫폼 다각화] ①넷플릭스 10년, 한류 확장했지만 다양성 위기도

6 hours ago 1

K콘텐츠 글로벌 인지도 급상승…제작비 상승·독과점 심화에 좁아진 선택지

이미지 확대 넷플릭스 '광장'

넷플릭스 '광장'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10년 전 국내에 등장한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킹덤', '스위트홈' 등 수준 높은 작품들로 K-콘텐츠 위상을 끌어올렸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유통망은 한류 팬덤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냈고, 이제 한국 드라마는 미국 오리지널 시리즈에 이어 글로벌 시청률 2위를 기록하는 장르가 됐다.

최근 공개된 '광장'의 경우 한국형 누아르 극에 대한 수요가 존재함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기존 K팝 중심의 한류가 드라마·영화·예능까지 영향력이 확장하며 한류 팬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다양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K-콘텐츠 전반의 세계적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장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동시에 엔터테크(엔터테인먼트+테크놀로지)의 중요성이 부각해 콘텐츠와 기술의 융합이 팬 경험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과 수익의 대부분을 갖는 넷플릭스 중심의 독점 구조가 한류 팬들이 콘텐츠를 소비할 선택권을 제약하는 그림자를 낳고 있다는 비판 역시 제기된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서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과 지상파들이 제작비 경쟁과 인재 확보에서 점점 불리한 위치에 놓이고 있는데, 결국 팬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의 다양성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특정 장르와 스타일에 편중된 투자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가 우선돼 로맨스극, 일상극, 전통 사극 등에 대한 수요는 충족하기 어려운 편이라는 비판도 있다.

고유의 알고리즘과 추천 시스템에 맞춘 콘텐츠 제작이 우선시되면서 팬들의 세분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한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지 확대 넷플릭스 넘어서나…국내 OTT 티빙·웨이브, 합병 추진CG)

넷플릭스 넘어서나…국내 OTT 티빙·웨이브, 합병 추진CG)

[연합뉴스TV 제공]

공급 생태계 측면의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된다.

넷플릭스로 유통망이 단일화되면서 홀드백(극장 개봉 후 온라인 공개 전까지 기간)이 사라져 추가 수익 창구가 사라진 점, 글로벌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제작비 상승은 필연적인 데 반해 내수 시장은 이를 감당할 수 없는 구조인 점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유진희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겸임교수는 26일 특히 제작비 상승과 관련해 "넷플릭스의 긍정적 효과에도 국내 콘텐츠 시장은 자본-제작-유통의 콘텐츠 가치 사슬이 붕괴 직전"이라며 "현재 방송사들의 위기도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잃은 데서 비롯한 것으로, 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정부와 업계는 K-플랫폼 육성과 토종 OTT 지원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모델 개발, 5G 실감형 콘텐츠 기술, OTT 인프라 구축 등에 연 500억원을 투입하고 있고 통신 3사와 글로벌 OTT 기술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기술 표준화와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1조원 규모의 K-콘텐츠·미디어 전략 펀드를 통해 콘텐츠 제작, 플랫폼 기술 개발, 해외 진출을 5년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네이버, 카카오[035720] 등이 K-플랫폼 육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이와 같은 노력에도 넷플릭스 중심의 시장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며 "넷플릭스의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30%를 넘어서며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lis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26일 06시00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