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확산에 부응하려면 토큰 결제 도입해야[내 생각은/구태언]

1 month ago 8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의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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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명이 금융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같은 토큰 기반 기술이 전통 금융 시스템에 도전장을 내밀며 새로운 지급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이 토큰 지급 결제 시스템 도입을 주저한다면 글로벌 금융 혁신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반면, 기민하게 대응해 제도권에 편입한다면 국가 경제와 기업 혁신 모두에 커다란 도약의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은 2027년경 세계 GDP의 10%가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토큰 경제로의 전환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시사한다. 이미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자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에 나서는 등 글로벌 화폐 질서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도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결제 혁신에 나서야 할 때다.

국부 창출: K-컬처와 토큰 경제의 시너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토큰 기반 지급 결제 도입이 가져올 가장 직접적인 효과 중 하나는 국부 창출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K-팝과 K-드라마로 대표되는 K-컬처의 글로벌 팬덤은 약 2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토큰 결제 시스템은 이 거대한 해외 소비 시장을 쉽게 연결하는 가교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전 세계 팬들이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음원, 굿즈, 공연 티켓 등을 구매하거나 아티스트 후원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면 국가 간 결제의 장벽과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해외 소비자들의 지출이 보다 원활히 국내로 유입되고, 결과적으로 수출 서비스 수입이 증대하여 GDP 성장에 기여하게 된다. 한류의 인기가 디지털 자산과 만나면, 전 세계 팬들의 작은 결제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국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토큰 지급 결제 도입은 단지 문화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자상거래, 관광,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소비자를 유치하는 데 토큰 기반 결제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원화를 환전하는 대신 스테이블코인이나 전자지갑에 담긴 토큰으로 결제할 수 있다면, 언어와 통화의 장벽을 넘어 보다 편리한 소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소비 활성화는 국내 기업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져 기업 수익성을 높이고, 나아가 세수 증가와 고용 창출로 연결되며 국가 경제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할 전망이다. 토큰을 통한 해외 매출 증대는 곧 국부의 증대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이 디지털 무역 시대에 무형의 한류 수출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혁신 기업 창출: 핀테크와 블록체인 산업의 도약

토큰 기반 결제 시스템의 도입은 핀테크 및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새로운 혁신 기회를 열어준다. 국내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들은 새로운 결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서비스를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 예컨대, 소액 해외 송금, 디지털 콘텐츠 마이크로페이먼트, NFT를 활용한 거래 플랫폼 등 신사업 모델이 속속 등장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들은 국내 금융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존 금융권에도 경쟁과 협력을 통해 발전을 촉진한다. 결과적으로, 토큰 경제 환경에서 성장한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해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할 잠재력을 갖게 된다.

이미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스마트폰 보급률을 바탕으로 간편 결제, 모바일 뱅킹 분야에서 혁신을 이룬 경험이 있다. 또한 국내 대기업들 역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개발과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며 이 분야의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강점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차세대 혁신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 계약과 탈중앙화 금융(DeFi) 같은 분야는 아직 글로벌 표준이 확립되지 않은 신흥 영역으로, 한국 기업이 선도하면 퍼스트 무버로서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토큰 지급 결제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고 육성하는 과정에서 관련 보안 기술, 인증 시스템, 데이터 분석 등 연관 산업도 함께 발전하여 혁신 생태계가 확장된다. 즉, 토큰 경제로의 전환은 개별 기업의 성공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혁신 체질 강화와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이러한 모든 흐름은 국내 창업 생태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규제 개혁 및 정책 제안: 토큰 경제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이러한 변화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과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전자금융거래법과 전자금융감독규정 등 관련 법령에는 토큰이나 가상자산을 이용한 지급 결제에 대한 명확한 법적 지위가 부여되어 있지 않다. 이는 기업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도 법률적 불확실성 때문에 사업화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정부는 시급히 관련 법규를 개정하여 토큰 지급 결제의 합법화와 제도권 편입을 추진해야 한다.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제권도 가상자산 관련 기본 규율을 정립하며 혁신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EU는 2024년부터 시행되는 MiCA(가상자산시장 규제) 정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등의 발행과 이용에 대한 포괄적 법 체계를 마련했고, 미국에서도 주요 결제 기업들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지급 결제에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제 동향에 발맞춰 우리도 중앙 원장형 법·제도에 분산 원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정비함으로써 새로운 금융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선택이 아닌 필수, 토큰 경제 시대를 선도하자

글로벌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토큰 지급 결제 시스템의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전 세계가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 기반 결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뒷걸음친다면 경제적 기회 상실은 물론 국제 금융 주도권에서도 뒤처질 위험이 크다. 결국 디지털 화폐 시대의 주도권을 먼저 쥐는 국가가 미래 경제 패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반대로 지금 과감하게 규제 혁신과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면, 한국은 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디지털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토큰 결제 도입을 통해 거둔 국부 증대와 혁신 기업의 성장은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 세대의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명확한 비전과 이를 뒷받침할 과감한 실천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 토큰 경제 시대를 대비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금융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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