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겸직 끝내고 다시 외야로 이동…자신감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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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김경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30)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그는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와 방문경기 0-5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선발 투수 최성영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NC전에서도 이우성은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8-2로 앞선 7회초 1사 만루에서 상대 팀 다섯번째 투수 최우석을 공략해 좌측 담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때린 이우성은 12일 현재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우성이 시범경기부터 남다른 활약을 펼치는 데는 심리적인 영향이 깊게 녹아있다.
요즘 이우성은 편안한 마음으로 정규리그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걱정과 미안함, 두려움이 가득했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프로 데뷔 후 주로 외야수로 뛰었던 이우성은 2024시즌을 앞두고 1루수로 전향했다.
주전 1루수를 찾지 못하던 KIA는 포화 상태인 외야 자원을 '교통정리' 하면서 이우성에게 1루수 전향을 권했고, 이우성은 스프링캠프부터 1루 수비 훈련에 열중했다.
전지훈련에서 의욕적으로 1루 수비 훈련에 참여했던 이우성은 시즌 개막 후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수비에 관한 압박감이 심했고 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미안함도 컸다.
그는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많은 8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 실수가 많이 나오자 멘털이 무너졌고, 이에 타격 성적도 흔들렸다.
그는 2023년 타율 0.301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0.288로 소폭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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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4회초 2사 1루 KIA 이우성이 삼성 김현준의 땅볼 타구를 잡고 있다. 2024.10.23 superdoo82@yna.co.kr
다행히 KIA는 지난 겨울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하면서 1루 수비 문제를 해결했고, 이우성은 다시 외야로 돌아갔다.
수비 부담을 덜어낸 이우성은 밝은 표정으로 시범경기에 임하고 있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이우성은 "지난해 다른 내야수들의 송구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 것이 많아서 미안했다"며 "수비 스트레스는 누구나 가진 것이기에 큰 상관은 없었지만, 미안한 마음이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엔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까지 생기면서 제대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며 "올 시즌은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머릿속을 비우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우성은 언제든지 1루 수비를 다시 볼 준비가 돼 있다.
그는 "팀이 어려우면 무슨 보직이든 해보겠다"라며 "1루수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KIA의 주전 1루수인 위즈덤은 시범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0.100(10타수 1안타), 삼진 3개를 기록 중이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13일 09시3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