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현대인의 '더위 탈출 아이템'도 다양해지고 있다. 출퇴근길 직장인이나 야외 활동가들을 관찰하면 요즘 유행하는 필수 아이템이 무엇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뒷목에 U자 형태로 걸려져 있는 '넥쿨러'가 인기몰이다. 넥쿨러는 목에 걸치거나 두르는 형태의 개인용 냉각 아이템이다. 내부는 냉각젤로 채워져 있고, 외부는 특수 소재로 포장돼 냉장고에 넣어둔 뒤 목에 두르면 순식간에 체온이 내려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 한 유통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넥쿨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다.
넥쿨러와 비슷한 구조의 목걸이형 선풍기도 눈에 띈다. 손으로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목에 두르기만 하면 땀을 식혀줘, 손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 아이템으로 꼽힌다.
하지만 넥쿨러와 넥선풍기를 장시간 목에 걸치고 생활하는 습관은 목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 제품 평균 무게는 300g에 불과하나, 해당 아이템이 떨어지지 않도록 자신도 모르게 목과 어깨를 움츠리거나 뒷목의 찬 기운 조절을 위해 자연스레 목을 앞으로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세가 오래 유지될 경우 거북목 증후군(일자목 증후군)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거북목 증후군은 거북이처럼 목이 앞으로 돌출된 형태를 뜻한다. 경추(목뼈) 구조가 일반적인 C자 형태로 구부러지지 않고 일(一)자로 펴져 '일자목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이처럼 경추 배열이 직선 형태로 변형되면 머리 무게를 적절히 분산시키지 못하고 목에 집중돼, 어깨 통증은 물론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경추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해주는 추간판(디스크)이 무게 압박을 받게 되는데, 이로 인해 디스크가 외부로 돌출돼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가 발현되기도 한다.
다행히 거북목 증후군은 비수술 치료법으로 호전할 수 있다. 만약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활용해 관절 불균형을 바로잡는 추나요법으로 질환을 호전시킨다.
실제 목 통증에 대한 추나요법 치료 효과는 과학적 연구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미국의사협회 공식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군 환자의 평균 시각통증척도(VAS; 0~100)가 치료 전 중증인 59.5에서 치료 5주 뒤 26.1까지 떨어졌다. 약 56%의 통증 감소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일반치료 군의 통증은 약 29%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목에 냉각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도 좋지만, 그에 앞서 목 건강 관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1시간마다 바른 자세로 목을 곧게 편 채 천장을 바라보는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어깨와 팔을 돌려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도 추천한다.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