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리뷰원]딥시크로 가속화되는 글로벌 AI 패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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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오픈AI의 챗GPT o1과 유사한 성능의 딥시크 R1모델을 20분의 1 비용, 개발인력도 중국에서 교육받은 국내파 2030 석박사 130여명 인력(오픈AI는 2000명 규모)으로 개발했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딥시크는 미국의 대 중국 첨단 반도체 제재 속에서도 저사양 칩인 H800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AI 모델을 개발한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딥시크 사태는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받은 미국의 충격과 흡사하다는 평가다. 월가 투자가 번스타인은 딥시크 오픈소스 노하우가 공개되면서 제2의 딥시크를 꿈꾸는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들다 보니 오히려 더많은 GPU가 필요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즉,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자원 소비가 증가하는 '제본스의 역설' 현상처럼 딥시크 혁신이 AI 하드웨어(HW) 수요를 오히려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빅테크 중심 폐쇄형 AI모델이 주류를 이뤘지만 공개 소프트웨어(SW) 기반 AI모델이 폐쇄형 모델과 성능 격차를 줄이면서 경쟁구조가 다변화되고 있다. AI 산업 장기 성장에 긍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해 기존 HW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미국 기업만 보이던 AI 세계에 올해 들어 중국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AI 기술패권 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딥시크 사례로 본 타산지석

딥시크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 체계적인 준비와 노력의 결실이었다. 챗GPT는 고가 GPU와 대규모 데이터센터 기반 HW 중심 생태계로 진입장벽이 높았으나 딥시크는 저사양 GPU와 알고리즘 혁신으로 기존 생태계 한계를 극복하는 등 AI기반 강화학습 중심 새로운 방식과 저비용으로 글로벌 AI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 했다.

또 이공계 교육 중시 정책과 과학 기술인 존중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매년 배출하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박사 인력은 약 8만명으로 미국의 두 배며, 공학 엔지니어도 150만 명씩 배출된다. 화제가 된 딥시크 연구인력은 국내파 석박사들로 연령대도 20~30대가 주류였다.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 대표하는 기업들도 최고 수준 연구인력에 대해서는 실리콘밸리 수준 급여를 지급한다. 창업시 아이디어가 좋으면 조건 없이 투자하고 연구 간섭도 거의 없고, 성과도 연구자에게 돌려주고 결과가 나빠도 특별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20년 전부터 추진한 고급인재 유인책인 '천인계획'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핵심 전략 산업은 정부가 적극 개입해 결과를 이뤄내는 '거국체제' 방식을 적용했다. 2021년에 '2030년 세계 AI 강국 도약'이란 목표를 설정했고, 총리가 10대 정부 과제를 발표하는 등 미개척 분야인 AI 시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한 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

◇AI 생태계 전략 수립 및 체계적인 대응 필요

딥시크 사례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기술적으로 좋은 환경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딥시크로 촉발된 글로벌 산업 변화로 국내 AI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적 대응과 새로운 틀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민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전략적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AI 생태계 전략을 수립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AI 모델뿐만 아니라 SW·HW를 아우르는 종합적 연구개발(R&D) 지원도 중요하다. 연구성과가 사업화로 연계되고 다양한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선순환구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수 인재 의대 선호, 해외 인력유출 등 근본적인 문제점을 분석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성공사례 발굴을 통해서 인재들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현장으로 유입되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하고, 젊은 인재들이 창업에 과감하게 도전하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기술 발전은 예상치 못한 혁신 때문에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디지털시대 성공 경험이 있고 AI 시대 혁신을 이룰 잠재력을 갖고 있다.

과거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질서에 유연하게 대응해 글로벌 AI 패권 시장 최후 승자가 되길 고대해 본다.

글 : 도승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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