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퓨리오사AI와 韓 시스템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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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AI의 2세대 NPU '레니게이드'퓨리오사AI의 2세대 NPU '레니게이드'

메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AI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국내 산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글로벌 기업이 국내 AI 반도체 기술력을 인정한 성과로 볼 수 있지만, 유망 업체를 해외에 넘겨주게 됐다는 아쉬움도 지울 수 없어서다.

메타의 퓨리오사AI 인수설이 외신에서 최초 보도된 지 수일이 지났지만, 퓨리오사AI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퓨리오사AI의 침묵에도 양사 간 인수 협의는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그동안 퓨리오사AI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인수가 성사된다면 퓨리오사AI 자체에는 긍정적인 일이다. AI 반도체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해 퓨리오사AI는 투자를 지속 유치해왔는데 자금을 확보, 개발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또 메타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노릴 수 있다.

다만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아쉬운 대목도 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해외로 나가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는 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산업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AI 반도체는 '팹리스-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로 연결되는 강건한 생태계를 구축, 자생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자성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해외 매각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열악하다는 점이다.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을 끌어안고,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활성화가 절실하다. 그래야 유망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 국내 기술로 독자적인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AI 주도권을 선점하는 선순환 구조도 이같은 토양이 형성돼야 완성될 것이다.

소재부품부 이호길 기자소재부품부 이호길 기자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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