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지속 가능한 K콘텐츠 육성에는 정보보안 기술과 인력양성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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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2 등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K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한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24년 9월 25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식재산권 중 산업재산권은 11.3억달러 적자인 반면 저작권은 13.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큰 배경은 바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 및 유통 환경 변화 등 창작의 경계를 확장시키며 한편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게 됐다. 그러나 누누티비 등 대규모 사이트의 등장으로 인해 K콘텐츠는 무단으로 불법 유통되며 관련 업계에선 누누티비 운영에 따른 피해 규모가 최소 4조9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는 불법 콘텐츠를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며 여타 범죄로 악용하는 사이버 범죄의 모태가 되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의 '2023 해외 한류콘텐츠 침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해외 한류 콘텐츠 불법유통량은 전체 3억5000만개로 영상의 경우 약 1억1100만개, 웹툰의 경우 약 2억3900만개로 나타나며 대부분의 한류 콘텐츠들은 영어, 중국어 등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이어 해외 한류 콘텐츠들이 불법 유통되는 한편 해외 현지어 등으로 불법 번역되고 있는 상황이다.

[ET시론]지속 가능한 K콘텐츠 육성에는 정보보안 기술과 인력양성이 필수

디지털 기술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가 만든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한편 동시에 공정한 콘텐츠 시장의 유통 질서를 만들기 위한 보안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겨주게 되었다. 정보통신기술(ICT) 등 사이버 공간에서 생산 및 유통되는 디지털 콘텐츠를 보호하고 창작자의 저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저작권 보호와 정보보안의 균형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2024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최대 규모 저작권 침해 웹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를 검거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누누티비 운영자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해외에 서버를 구축하고,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등 기법을 활용해 불법으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었다. 또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중 가상 사설망(VPN) 등을 활용하며 정식으로 유통되고 있는 K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해 게시하는 등 복합적 유형의 사이버 범죄 형태를 보이고 있었으며 사이버 공간에서 고품질의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 P2P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해 대량의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었다. 이처럼 하나의 불법 사이트에서는 다양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불법 콘텐츠 유통은 물론 불법 도박 사이트 홍보, 불법 수익 등을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4년 2월 미주 지역에서 해외 교민 대상으로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던 코코아TV는 미국 애리조나주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강제 서비스 종료되었다. 미 애리조나주 법원은 코코아 TV 투미 맥스(Tumi MAX)에 대해 운영 사이트 폐쇄는 물론 유사 상표의 모든 상업적 사용도 금지하며, 저작권 침해하는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당시 코코아 TV는 누누티비와 유사한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로 국내 지상파, 종편 방송사,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등을 불법으로 스트리밍 서비스한 사이트이며 해당 사이트는 업계 추산 월간 약 2000만회를 상회하는 접속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누누티비, 코코아 TV 등 대부분의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는 사이트들은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해 사이버 공간에서 불법 유통하는 공통된 사이버 범죄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정보보안 관점에서 본다면 누누티비 등과 같은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기술, 나아가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한 IT 인프라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상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하며 불법으로 유통하는 기술들이 다양화지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불법 콘텐츠 유통할 수 있어 이와 같은 저작권 침해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앞선 사례에 비추어 본다면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자들은 사이트 운영 및 불법 수익을 취득하기 위한 원천 데이터인 디지털 콘텐츠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사이버 공격 기술인 해킹, 무단복제 기술 등 범죄 형태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2024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가 누누티비 운영자를 검거했지만, 누누티비 등과 같은 유사한 불법 사이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디지털 콘텐츠의 취약점인 복제 및 무단 게시라는 점을 활용하여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 콘텐츠 유통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한 보안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에 특화된 정보보안 기술과 인력양성이 필요하다.

저작권과 보안은 서로 각기 다른 목적을 두고 있으나 디지털 환경에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기업에서는 데이터 유출 사고, 사이버 공격 등이 발생하게 되면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신뢰의 문제로 대두되며 기업의 신뢰도가 손상되는 등 비즈니스의 존립마저 위협하게 된다. 그로 인해 기업들은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며 지속적인 보안 분야에 투자해 안전한 보안 기술 및 정책 체계를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디지털 콘텐츠 또한 창작자가 만든 콘텐츠가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소비돼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으며, 정당한 콘텐츠 창작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창작자가 만든 콘텐츠가 무단으로 유통되면 콘텐츠 가치 훼손은 물론 창작자가 마땅히 받아야할 보상 등 법적 권리를 보호 받지 못한다면, 오징어 게임2와 같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콘텐츠들이 등장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오징어 게임, BTS, 블랙핑크, 에스파 등 K콘텐츠라는 수식어는 우리나라의 국가적 이미지를 높이는데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23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 관련 문화상품 수출 규모는 2004년 10억4400만달러에서 2019년 50억1400만달러로 약 5배 증가했다. 과거 우리나라는 콘텐츠 수입에 특화된 국가였으나 현재는 콘텐츠 수출 선도국으로 우뚝 성장했다. 그러나 대규모 불법 사이트 등 등장과 불법 콘텐츠들이 무단으로 유통되면 향후 K콘텐츠는 단어와 함께 콘텐츠 수출 선도국의 대표성을 잃어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K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콘텐츠 산업 육성 정책은 물론 콘텐츠 보호를 위한 정보보안 기술 투자와 인력양성 역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이차전지, 전기차, 가전 등 주요 품목들의 수출액 보다 K콘텐츠 수출액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속적인 콘텐츠 수출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나라 콘텐츠를 잘 생산하여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K콘텐츠 수출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디지털 콘텐츠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우리나라 창작자들이 만든 창작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정보보안 기술과 인력양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중심의 디지털 콘텐츠 등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전문적인 연구기관 설립, 콘텐츠 보호 기술 연구개발(R&D) 확대, 대학 및 대학원 지원사업 등의 정책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들이 반영하게 된다면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며 글로벌 콘텐츠 수출 선도국가로서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홍준호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 hjh@sungshin.ac.kr

[ET시론]지속 가능한 K콘텐츠 육성에는 정보보안 기술과 인력양성이 필수

〈필자〉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정보보호교육원 원장과 정보보호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정보보호, 개인정보보호, 산업보안, 지식재산권 법정책 등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법이론실무학회 부회장, 한국지급결제학회 부회장, 한국법학회 총무이사, 한국정보보호학회 이사,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이사,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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