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면접 후보자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HBR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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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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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기업의 90% 이상이 자동화시스템을 활용해 채용 지원서를 걸러내거나 순위를 매기고 있다. 또한 기업의 88%는 이미 초기 지원자 선별 단계에서 어떤 형태로든 인공지능(AI)을 사용 중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는 미국의 채용 기술 기업 하이어뷰의 AI 기반 도구를 활용해 신입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이를 통해 5만 시간을 절약하고 100만 달러(약 15억 원) 이상의 비용을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은 AI 평가도구를 고려할 때 효율성과 품질 측면의 이점에 주목한다. 그러나 간과되는 점이 있다. AI 평가가 지원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총 12개 조사에서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연구는 이 지점이 AI 채용 평가도구를 활용할 때 매우 중요한 맹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게임 기반 채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플랫폼 이퀄처와 협력해 연구실과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평가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구직자들은 본인이 AI로부터 평가받는다고 생각할 때 분석적 능력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또한 탁월한 직원을 구분 짓는 공감, 창의성, 직관 등 인간적인 특성은 경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지원자들은 더 획일적이고 개성 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조직은 이런 AI 평가의 역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먼저 단순히 AI 평가를 사용한다고 알리는 것을 넘어 실제로 무엇을 평가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AI가 창의성, 감성 지능, 직관적 문제 해결 능력 등 다양한 특성을 실제로 중요하게 평가할 수 있음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강력한 직관적 능력과 창의적 역량을 입증하며 취업에 성공한 지원자 사례를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소수 기업만이 AI가 정확히 무엇을 평가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주요 기업의 공채 홈페이지에서는 이런 정보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지원자들은 블로그나 영상 등을 통해 이를 추측하곤 한다. 이는 기업의 실제 운영 방식과 일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지원자들이 추측에 의존하지 않도록 AI의 평가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AI 평가 결과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시는 지방법률 144를 제정해 기업이 AI 기반 채용에 매년 편향 감사를 실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하이어뷰는 최근 직무 전반에서 인종 및 성별 편향에 관한 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런 감사를 통해 인구통계적 편향을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동적 적응 패턴도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이 지나며 구직자들의 답변이 점점 더 획일화되고 있는가?’, ‘다른 중요한 특성을 희생하면서까지 분석적 표현으로 쏠리고 있지는 않은가?’ 등의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일부 조직은 인간과 AI의 평가를 결합해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세일즈포스는 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인간도 지원서를 검토한다고 명시한다. 엔비디아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인간이 최종 평가와 의사결정을 수행한다고 밝힌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하이브리드 평가는 지원자들이 분석적 역량을 강조하려는 경향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이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이 간극을 해소하려면 AI의 영향을 보완할 수 있도록 인간 평가자를 훈련할 필요가 있다. AI가 점점 더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도구들이 단순히 채용 절차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 자체를 바꾼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AI 평가는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반면, 지원자들이 본인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능력과 궁극적으로는 조직을 혁신하는 인재의 다양성을 희생시킬 수 있다. 인간의 편향을 제거하려는 채용 과정에서 오히려 AI가 새로운 형태의 편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셈이다.

해결책은 AI를 버리는 것이 아니다. 이런 행동 변화를 고려하며 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평가 전략의 중심에 단순한 지표가 아닌 ‘사람’을 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조직에 필요한 다양한 인재를 찾아내고 육성하는 채용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3∼4월호 아티클 ‘AI 평가 도구가 후보자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요약한 것입니다.

에마누엘 데 벨리스 장크트갈렌대 부교수
안네카트린 클레세 에라스무스대 로테르담경영대학원 교수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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