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MWC 2025 개막 첫날인 3일, 전시장인 피라그란비아 곳곳에서 ‘인공지능(AI)’이란 단어가 눈에 띄었다. 작년까지 흔하게 볼 수 있던 도심항공교통(UAM) 기체나 로봇은 찾기 어려웠다.
세계 주요 통신사 모두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도이치텔레콤은 AI 기반 사이버 보안 솔루션 ‘허니팟 시스템’을 공개했다. AI와 인간 지능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사이버 위협을 식별하고 무력화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매일 발생하는 수백만 건의 보안 관련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중소기업도 대기업 수준의 보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 최대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기업과 사용자가 딥페이크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툴인 ‘베리프AI’를 공개했다. 개인화 AI 서비스인 ‘아우라(Aura)’를 자사 서비스 곳곳에 내재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카자흐스탄의 카즈코드는 자체 개발한 최초의 카자흐어 대규모언어모델(LLM) ‘KAZ-LLM’과 이를 활용한 AI 교육 시스템을 선보였다.
구글클라우드는 AI 기반 통신 서비스와 인프라 혁신 방안을, 엔비디아는 AI 기반 무선 네트워크 접속(AI-RAN)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역시 AI를 활용해 통신사와 기업이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출품했다. 올해 두드러지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액센추어, 딜로이트, 언스트&영(EY) 등 주요 컨설팅 기업이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 모집에 적극 나섰다는 점이다. 이들은 AI를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과 사례를 소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슈일 때와 마찬가지로 AI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컨설팅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AI 기업인 미스트랄AI의 아르튀르 멘슈 최고경영자(CEO)는 MWC 주관사인 GSMA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모바일업계가 AI의 광범위한 채택을 주도해 더 많은 사람이 AI를 쓸 수 있도록 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