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뉴로엑스티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및 치료 가능성을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대형제약사 및 대형병원들과 공동 연구에 들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엑스티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존스홉킨스 의대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 사용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레켐비를 통해 인지 기능 개선이 가능할지 예측해 주는 뉴로엑스티 기술이 검증될 예정이다. 노화로 우리 뇌에 아밀로이드베타라는 단백질이 쌓이면 타우라는 단백질이 독성을 띠어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치매가 발생한다. 문제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는 레켐비와 키선라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써도 인지 기능이 좋아지는 사례가 27%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성준경 뉴로엑스티 대표(사진)는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치료제를 통한 인지 기능 개선이 가능한지를 예측해 준다”고 말했다.
뉴로엑스티는 앞서 미국 대형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과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했다. 뉴로엑스티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 환자군의 79%에서 인지 기능이 좋아졌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 결과는 올 상반기 국제 학회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진단은 너무 비싸고 치료 가능성을 알 수 없는 점이 한계였다. 레켐비 등 치료제 처방을 위해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가 필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번 촬영에 140만원이 든다. 뉴로엑스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MRI 검사의 영상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를 90% 정확도로 진단한다. 성 대표는 “MRI와 PET를 동시에 촬영한 환자 5500명의 뇌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신경과 전문의 수준의 지식을 AI에 학습시켜 이 제품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생명보험과의 협업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SI) 형태로 뉴로엑스티에 투자했다. ㈜LG도 기술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최근 뉴로엑스티 투자를 단행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