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우승' 프랑스축구 강호 리옹, 재정 악화에 충격의 2부 강등

광주FC에 '선수영입 금지 유예' 그친 K리그와 대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랑스 프로축구의 강호 올랭피크 리옹이 재정 건전성 문제로 충격의 '강등' 처분을 받았다.

프랑스축구협회 산하 재정감독국(DNCG)은 리그1 소속 리옹의 감사를 벌인 결과 리그2(2부)로 강등을 결정했다고 25일(한국시간) 밝혔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옹은 재심을 요청했다.

재심에서도 이번 결정이 유지된다면 리옹은 다가오는 2025-2026시즌 리그2에서 경쟁하며, 대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강등이 확정됐던 랭스가 리그1 소속으로 남는다.

리옹은 리그1에서 7차례 우승한 구단이다. 2001-2002시즌부터 2007-2008시즌까지 리그1 7연패를 이뤘다.

파리 생제르맹(PSG)이 중동 자본에 인수되기 전 2000년대 프랑스 최강으로 군림했던 팀이 바로 리옹이다.

리그1 우승 트로피를 리옹보다 많이 들어 올린 구단은 5곳뿐이다.

리옹은 카림 벤제마, 주니뉴, 위고 요리스 등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리옹은 지금도 프랑스 무대의 '빅클럽'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2022년 미국인 사업가 존 텍스터가 이끄는 이글풋볼그룹에 소유권이 넘어간 뒤 방만한 경영에 발목 잡혔다.

지난 10월 이글풋볼그룹은 리옹이 약 4억2천200만 파운드(7천8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리옹은 막상스 카케레(코모), 라얀 셰르키(맨체스터 시티) 등 주요 선수들을 팔아 재무 개선을 꾀했다.

그러나 재정 상황이 개선됐음을 입증하는 데에 실패했다. DNCG는 현지 시간으로 24일 텍스터 구단주의 소명을 듣고 곧바로 강등 처분을 발표했다.

리옹은 성명을 내고 "증명된 자급력과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 자격을 두 시즌 연속으로 확보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정 결정이 위대한 프랑스 클럽 리옹을 강등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리옹은 2024-2025시즌 리그1 6위를 차지해 2025-2026시즌 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리옹의 운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크리스털 팰리스에도 커다란 관심사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지난 시즌 FA컵에서 우승해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그런데 텍스터가 크리스털 팰리스의 소유주이기도 해 '복수 구단 소유 금지' 규정 위반으로 유로파리그 출전이 불투명해 보이던 상황이었다.

텍스터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크리스털 팰리스 지분 43%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프랑스 축구계의 리옹 강등 처분은 최근 재정 건전화 규정을 어긴 광주FC에 예상보다 가벼운 징계를 내린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결정과 대비된다.

지난 12일 프로연맹은 광주에 대해 제재금 1천만원과 선수 영입 금지 1년의 징계를 내리고, 선수 영입 금지 징계는 집행을 2027년까지 유예하기로 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광주가 재정 건전화 규정을 여러 해에 걸쳐 반복적으로 지키지 않은 터라 강등, 혹은 승점 삭감 등의 처벌이 내려질 거라는 전망과는 거리가 먼 결정이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6/25 09:25 송고 2025년06월25일 09시2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