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달러 가치 급락설…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떨어질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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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에는 실제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각종 위기설이 많이 나온다. 미국 국가 부도설, 중국 시진핑 주석 실각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재연설 등 올해도 여지없이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은 ‘달러 가치 급락설’이다.

7월 달러 가치 급락설…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떨어질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강달러 대 약달러. 취임 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어느 것을 원하는지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가치는 많이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달러 가치를 알 수 있는 달러인덱스는 취임 전 110 내외에서 97대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00원 이상 하락했다.

그 어느 해보다 올해 7월에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데는 계절적 요인이 먼저 작용하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시장 참가자가 장기 휴가를 떠나면서 거래량이 받쳐주지 못해 외환시장에 작은 변화가 생겨도 가격(환율)으로 받아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76년 자유 변동환율제 전환 이후 매년 7월에는 달러 가치가 연평균 0.7% 정도 떨어졌다.

머큐리(mercury·펀더멘털) 면에서는 미국 경제 둔화 요인을 들 수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0.5%로 역성장했다. 관세 영향을 가장 늦게까지 반영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이 1.4%다. Fed가 추정하는 잠재 성장률인 1.8%에 0.4%포인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쿤의 법칙상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깊은 디플레이션 갭이 발생하면 마스(mars·정책) 면에서도 달러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Fed는 통화정책 우선순위를 경기 부양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6월 점도표에서 중립 금리가 연 3.9%인 점만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하반기에는 두 차례 금리를 내려야 한다.

금리를 내리지 않더라도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완화 조치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 SLR 비율이 5%에서 3.5~4.5%로 내려가면 초대형 은행(GSIB)은 130억달러 내외의 자본금을 덜 충당해도 된다.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2000억달러 이상의 여유자금이 생겨 국채를 매입하면 국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Fed 자체적으로도 달러 가치 하락 요인이 많다. 제롬 파월 의장과의 갈등이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7월 차기 의장을 지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끝낸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할 비둘기파 성향이 강하다.

취임 초부터 금리 인하를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직후 그 폭이 3%포인트까지 내려갔다. Fed가 조기에 차기 의장 체제로 바뀌면 올해 안에 한 차례 빅컷을 포함해 최대 1%포인트 금리 인하도 가능하지 않으냐는 시각까지 나온다.

문제는 차기 의장이 지명되면 파월 의장은 어떻게 될 것이냐다. 파월은 의장 임기가 2026년 5월 말까지지만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 말까지다. FOMC 의장은 금리 결정권을 가진 12명의 이사 중 호선으로 결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조기 퇴임하더라도 FOMC 의장을 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Fed 의장과 FOMC 의장이 따로 노는 극단적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폴 볼커 의장 간 갈등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자 주가와 달러 가치가 동시에 급락하는 ‘루브르 위기’가 발생했다. 결국 폴커 의장의 조용한 퇴임과 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대규모 금리 인하로 극복했다.

7월 달러 가치 급락설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간 상관계수를 고려하면 전자가 90 내외로 떨어지면 후자는 1300원이 붕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과 해외 주식 투자자는 원·달러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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