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직격한 듯한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성윤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 추천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글을 올렸다. 전 변호사는 이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20∼2021년 그 아래서 반부패수사1·2부장을 지낸 ‘특수통’이다. 전 변호사는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온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무관한 쌍방울 임직원의 비리 사건을 맡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당내 친명계에선 “어떻게 대통령이 기소되는 데 영향을 미친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을 추천하느냐”며 황당해했다.
▷이 의원이 친분을 바탕으로 무리한 추천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더욱이 전 변호사는 지난해 여름 1차 특검 당시 민주당 당적 때문에 추천에서 배제됐다. 이 의원이 직접 발의한 2차 특검법에선 당적 보유 1년이 지나면 특검에 임명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전 변호사 추천을 염두에 둔 자격 기준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정 대표는 연이틀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친명계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모양새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번 특검 추천 과정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나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배신” “반역”이라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온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특검 후보 추천 등을 언론 보도를 보고야 알게 되는 불투명한 ‘밀실’ 의사 결정에 당내 불만이 상당히 쌓인 상태다.▷그간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내 친명-친청 갈등, 넓게는 당청 갈등이 누적되어 왔다. 정 대표 체제 아래서 정부의 검찰·사법 개혁안이 번번이 뒤집혔다. 친명계 반발을 무릅쓰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도 전격 선언됐다. 하지만 ‘김성태 변호인’ 특검 후보 추천으로 정청래 체제가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 바람에 3월 중 합당이란 구상도 흔들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10일 긴급 의총을 열고 합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6월 지선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고 한다. “집권 야당”이라는 성토까지 나오는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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