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다시 열린 토리파인스, 최장 전장과 긴 러프로 '대변신'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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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 LA산불로 토리파인스로 옮겨
총 전장 7765야드... 올시즌 PGA투어 '최장코스'
2주간 기른 러프에 임성재 등 강자들 '눈물'

2주만에 다시 열린 토리파인스, 최장 전장과 긴 러프로 '대변신'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17일(한국시간) 막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원)은 대회를 앞두고 큰 위기를 맞았다. 로스앤젤레스(LA)지역을 덮친 산불로 리비에라CC에서 급하게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GC로 옮긴 것. 이 대회 호스트인 타이거 우즈(50·미국)는 "여러 곳을 물색했는데, 아이코닉한 코스에서 대회를 열고 싶어 토리파인스를 택했다"고 말했다.

불과 2주 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 열렸던 곳이기에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베일을 벗기자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반전이 가득한 경기로 골프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비결은 긴 전장, 그리고 PGA투어에서 보기 드문 긴 러프였다.

토리파인스의 남·북 코스를 모두 사용했던 파머스 인슈어런스와 달리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남코스만 이용했다. 총 전장 7765야드, 올해 PGA투어가 열리는 코스의 평균 전장 7324야드보다 400야드나 길고, 올 시즌 39개 대회 코스 가운데 가장 길이가 길다.

때문에 '장타 괴물'이 즐비한 PGA투어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서는 두번째 샷에서 롱 아이언을 잡는 경우가 허다했다. 여기에 1라운드 악천후까지 더해지면서 파5홀에서는 세번째 샷에서 우드를 잡는 선수도 적지 않았다.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1라운드를 마친 뒤 “10번홀(파5·614야드)에서 세번째 샷으로 보통 8번 아이언을 치는 홀인데 오늘은 5번 우드를 쳐야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진=AP

사진=AP

메이저 대회 수준으로 깊은 러프도 선수들을 애먹였다. 대회장 결정 직후 우즈는 "러프를 절대 자르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러프가 만들어졌다. 프로암에서 라운드한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이정도 러프는 US오픈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깊은 러프로 적잖은 선수가 희생자가 됐다. 토리파인스GC에서 늘 상위권 성적을 거뒀던 임성재(27)는 2라운드 13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이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기록해 커트 탈락이라는 비운을 맞았다. 최종라운드 전반에 1타를 줄이며 순항하던 김주형(23)은 11번홀(파3)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지면서 2타를 잃으며 상승세를 지켜가지 못했다.

샌디에이고=강혜원 KL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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