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출신 사바스티안 사웨 선수(31)가 26일 영국 런던 마라톤에서 1시간59분30초의 기록으로 그 벽을 처음 깼다. ‘마라톤 황제’ 엘리우드 킵초게가 2018년 2시간 1분대를 기록했고, 5년 후 켈빈 킵툼이 2시간 35초로 바짝 다가섰는데 대기록은 사웨의 차지가 됐다.
▷‘서브 2(2시간 내 완주)’ 마라토너가 나올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해 달리기의 ‘연비’를 높이는 기술이 발달한 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2시간 장벽이 곧 깨질 수 있다는 전망에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회사들은 초경량 탄소 섬유 개발 등 성능 경쟁에 나섰다. 사웨가 신었던 97g 러닝화는 200g 안팎이던 신발 무게를 절반으로 줄이고 탄성을 높였다고 한다. 또한 런던 마라톤은 적당한 온도에 코스도 평탄해 베를린·시카고 마라톤과 함께 선수들이 기록 경신을 기대하는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장비나 경기 환경이 선수들의 정신력보다 중요할 순 없다. 누구와 함께 뛰느냐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런던 마라톤에선 2등 선수도 1시간59분41초의 기록을 세웠다. 3위 선수 역시 종전 세계기록을 뛰어넘는 2시간28초였다. 한 대회에서 상위 3명이 모두 세계기록을 넘어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선의의 경쟁은 이처럼 위력적이다. 전반부보다 후반부에 더 빨리 달렸던 사웨는 준우승 선수에게 고맙다면서 “우리는 서로를 도왔다. 그가 아니었다면 2시간 내 완주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선수들은 내 옆의 선수들뿐 아니라 나보다 앞서 경기했던 선수와도 겨룬다. 선배 선수가 불가능해 보였던 기록을 깨서 먼저 길을 내면, 그 뒤의 선수들은 새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 달린다. 피겨스케이팅에서 4회전(쿼드러플) 점프는 한때 꿈의 기술이었지만 1988년 최초 성공 사례가 나온 뒤 정상급 선수들에겐 필수 기술이 됐다. 육상 100m 경기에서도 ‘10초 장벽’이 1968년 깨진 이후 기록 경신이 이어져 2009년 9초58(우사인 볼트)까지 단축됐다. 이제 사웨가 ‘서브2’ 시대를 열어젖힌 이상 예상을 뛰어넘는 마라톤 기록들이 줄지어 나올 것이다. 인간에게 한계란 없다는 사실을 선수들이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광영 논설위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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