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불후'…장수 예능만 남은 KBS, 이번엔 다를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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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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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다시 '국민의 방송'이라는 타이틀을 찾을 수 있을까.

'2025 KBS 봄 신상 예능프로그램 설명회'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한경천 예능센터장을 비롯해 이번에 신규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이황선 CP, 박덕선 CP, 박석형 CP, 박민정 CP가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신상 예능프로그램은 '옥탑방의 문제아들', '공부와 놀부',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 '가는 정 오는 정 이민정' 등 총 4편이었다.

한 센터장은 "지난해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했지만,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올해는 대중적인 캐스팅을 많이 했다"고 특징을 전했다. 그러면서 "강호동 씨는 '우리동네 예체능' 이후 13년 만에 KBS에 복귀하고,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리턴즈 느낌으로 돌아온다"며 "이민정 씨는 본격적인 지상파 야외 예능 버라이어티는 처음이라 기대하고 있고, 본인도 욕심을 내더라. 2040세대가 좋아하는 출연자를 섭외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박보검에 대해서는 "그동안 '뮤직뱅크' 해외판을 도맡아 MC를 봤는데, 이번에 잘 소통이 됐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 공개와 맞물려 함께 화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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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시즌즈'는 7번째 MC로 배우 박보검이 나서며 새 시즌을 맞이한다. '더 시즌즈'에 배우가 MC를 맡는 건 박보검이 최초다. 오는 14일 밤 10시 첫 방송 된다.

박석형 CP는 "벌써 7번째 시즌이라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거 같다"며 "다만 이전과 달리 배우 MC가 나온다는 점에서, 박보검이라는 새 MC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프로그램 특성상 1대1로 소통하는 게 중요한데, 박보검이라는 사람은 그런 소통에 능숙한 사람이라는 걸 오래전부터 알아왔다"며 "그런 부분들을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2년째 0%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라는 지적에는 "저조한 건 맞지만, 6시즌 평균을 내봤더니 1%대"라고 해명하며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요소로 시청률이 유력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공부와 놀부'는 13년 만에 KBS에 돌아온 국민 MC 강호동과 연예인 자녀들이 함께하는 역지사지 퀴즈 토크쇼다. 부모 세대의 학창 시절과 현재의 교육을 비교하며 퀴즈를 통해 소통한다는 콘셉트다. 31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9시 50분 편성됐다.

이황선 CP는 "초등학교 자녀를 둔 유명인들이 출연해 자녀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함께 퀴즈를 풀어보는 간단한 콘셉트"라며 "강호동 씨 외에 이수연, 김호영 씨가 진행을 맡는다"고 소개했다.

특히 강호동에 대해서는 "그동안 '1박2일', '예체능' 등 수많은 인기 프로그램을 KBS와 많이 해서 궁합이 좋았기에 이번에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이수연 씨는 초등학교 5학년 트로트 신동인데,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의 대변인 역할이 될 거 같고, 김호영 씨는 예능 대세로 섭외하게 됐다"고 기대했다.

이어 "저희는 거대 담론을 다루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남녀노소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며 "각 방송사마다 어울리는 포맷, 분위기가 있는데 이게 KBS의 방향성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 프로그램은 다 착하다"며 "타 플랫폼에서 '이런 걸 하나' 싶을 때도 있는데, 저희는 변함없이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착한 프로그램을 해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돌아온다. 2018년 방송돼 7년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기존 MC인 송은이, 김숙, 김종국과 함께 홍진경, 양세찬, 주우재가 합류해 지식 대결을 펼친다. 시즌1부터 이어진 안정감 있는 MC들과 신규 MC 군단의 두뇌 싸움과 호흡이 어떻게 펼쳐질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는 4월 3일 목요일 밤 8시 30분 방송된다.

박민정 CP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KBS 간판 퀴즈 프로그램"이라며 "KBS에 게스트가 나오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는데,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이어 "기존 MC와 새로운 MC들의 호흡이 관전 포인트"라며 "첫 녹화부터 화기애애하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소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5월 23일 밤 10시에 첫 방송되는 '가는 정 오는 정 이민정'은 배우 이민정이 호스트가 돼 선보이는 '깡촌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시골 마을에 생필품을 싣고 이동식 편의점을 배달하고, 하룻밤을 보내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힐링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박덕선 CP는 "우리 프로그램은 제목부터 착한 프로그램, 정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라며 "1박2일간 물건 판매도 하고, 시골 마을 사람들과 호흡할 예정이다. 따뜻하고 착한 예능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섭외 단계고, 4월 촬영을 앞둔 단계라 말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배우분들을 섭외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신선한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KBS에서는 폐지됐지만,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몰이 중인 '홍김동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홍김동전' 시즌2격인 '도라이버'가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등극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면서 "콘텐츠의 문제가 아닌, KBS의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센터장은 "출연진과 제작진이 그대로 넷플릭스로 옮겨가 '도라이버'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어 저도 지켜보고 있다"며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라이버'의 분위기와 '홍김동전'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의 문제라기보다 OTT와 방송은 심의 규정 자체가 다르다"며 "온라인으로 보는 프로그램과 채널의 프로그램은 다를 수밖에 없다. '도라이버'를 보면 저도 너무 웃기는데, 말의 규제가 다 풀렸다. 채널 문제가 아닌 콘텐츠 내용 자체가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희 아이도 '개그콘서트'가 심심하다고 한다"며 "하지만 가족들이 같이 보다가 놀라지 않았으면 하고, 선정성, 폭력성에 대해 저희마저 포기하고 그러지 않길 바란다. 완전한 규제 해제의 방송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돌아온 '개그콘서트'가 시청률도 떨어지고, 화제성도 밀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린 친구들이 못 본다는 민원이 있었고, 유튜브 버전은 그래도 KBS 내에서 1위"라며 "본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 지상파 기준에 관한 것들은 유튜브를 통해 송고하고 있다. 본방송에서도 논란이 있지만, 지상파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청률도 2%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새 공채 개그맨을 뽑았다"며 "이 친구들이 새로운 '개그콘서트'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박민정 CP도 "어떻게 하면 심의를 준수하면서 눈높이에 맞출지는 저희의 숙제 같다"며 "심의 규정을 준수하는 방송을 제작하는 게 공영방송인 거 같다"고 제작자의 인식을 전했다.

이황선 CP는 "저희는 장기간에 걸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면서 자극적인 아이템이나 아주 비싼 출연자로 시선을 끌기보다는 장기간을 이어왔다. 이게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방식이었다"고 부연했다.

현재 KBS 간판으로 불리는 '1박2일', '불후의 명곡' 등이 모두 10년 이상 된 장수 프로그램이고, 이 뒤를 잇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따끔하게 받아들인다"며 "새로운 프로그램이 들어가기 위해 예산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전 프로그램이 잘 나가니 긴장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기대작들이 있다. 올해는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싶다"고 전했다.

간담회를 앞두고 불거진 시우민, 이무진, 이수근 등의 소속사 원헌드레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원헌드레드 측은 앞서 시우민의 '뮤직뱅크' 출연 불발에 반발하며 소속 가수인 이무진의 KBS 유튜브 채널 '리무진서비스'에 불참하는 등 소속 연예인들의 KBS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무진이 갑작스럽게 녹화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날 게스트인 걸그룹 엔믹스 규진 혼자 MC도 없이 노래를 불렀다.

한 센터장은 "'뮤직뱅크'에 관심을 주셔서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며 "제가 '뮤직뱅크'를 해봐서 안다. 프로그램 캐스팅과 라인업은 제가 했다. 이것도 제작진과 기획사의 소통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수근마저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녹화에 불참한 것에 대해 "제가 KBS N에 있던 시절에 '무엇이든 물어보살'을 론칭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KBS와 구분된 조직"이라며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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